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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명 밀크티·품절 대란 과자...홍대거리 브랜드는 ‘온통 중국판’
中 브랜드 직진출·식품 수입 사례 급증
일부 부정적 인식 여전, 식탁 위협 우려도
“복잡한 국내법, 한국시장 경쟁력은 아직”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의 차백도 매장에서 판매하는 음료 전새날 기자

“중국 브랜드라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는 않습니다. 판다 그림부터 (매장) 곳곳에 적힌 중국어까지 온통 중국풍이니까요. 홍대거리 자체가 점점 작은 중국이 되어가는 느낌입니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지하철역부터 이어진 홍대거리 일대에는 중국 프랜차이즈가 가득했다. ‘99밀크티’, ‘미쉐’ 등 밀크티 브랜드부터 ‘하이디라오’, ‘반티엔야오 카오위’ 같은 마라 전문점까지 다양한 중국 프랜차이즈 매장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홍대에 새롭게 깃발을 꽂은 중국 유명 티 브랜드 ‘헤이티(HEY TEA)’ 매장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양손에 면세점 쇼핑백을 든 관광객이 특히 많이 보였다. 매장 안에서는 영어부터 일본어, 중국어 등 다양한 언어가 들렸다.

헤이티에서 약 200m 거리에 자리 잡은 중국 밀크티 프랜차이즈 차백도. 올해 한국에 상륙한 차백도는 홍대에 서울의 세 번째 지점을 열었다. 매장 앞은 외부에 마련된 간이 의자까지 주문 대기 고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인근 직장인 B씨는 “중국 프랜차이즈인지 아닌지가 매장을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국내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해 잘 운영하는 것을 생각하면 중국 브랜드도 한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함께 매장에 방문한 직장인 C씨는 “(차백도가) 생기기 전에는 공차만 가다가 최근에는 여기만 온다”며 “더 깔끔하고 맛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방문했던 대다수 (중국 밀크티 프랜차이즈) 매장 직원이 중국인이었는데 한국어가 어눌해 답답했다”며 “키오스크로 주문하더라도 메뉴를 바꾸려면 직접 대화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브랜드 성장에 따른 국내 매장의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렸다. 직장인 조예원(30) 씨는 “경기가 좋지 않아 폐업하는 자영업자가 많다고 들었다”며 “한국 브랜드가 점차 사라지고, 그 자리를 저렴한 중국 브랜드가 채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김수인(31) 씨도 “마라나 찻잎 등 중국 식재료를 활용하는 브랜드를 꺼리는 편”이라며 “위생 문제가 있었던 과거 사례를 떠올려보면 중국산 식품에 대한 인식이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다”고 했다.

국내 유명거리를 채우는 건 프랜차이즈뿐만이 아니다. 중국산 쌀과자 수입량은 지난해 5754톤으로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중국산 빵과 라면도 각각 3133톤, 1984톤으로 수입 신기록을 썼다.

수요가 늘면서 이른바 ‘대란’이 빚어지기도 한다. 최근 인기를 끌었던 ‘밀크 클래식 쌀과자’가 대표적이다. 웃돈을 주고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해당 제품은 중국 기업 ‘허난 하오이 푸드’가 만든다. 하지만 겉봉지에는 ‘쌀과자’, ‘입안에서 사르르’ ‘Chef Kim(셰프 킴)’ 등 한국적인 표현을 넣어 한국 제품을 연상시킨다.

대학생 김하은(22) 씨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워낙 유명한 과자라 먹어봤다”며 “포장지에 적힌 제조사를 자세히 보지는 않아 중국 과자인 줄 몰랐다”고 했다.

대학생 정예빈(21) 씨도 “탕후루 가게, 무인 아이스크림 판매점, 세계 과자점 등을 통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졌다”며 “대부분 값이 저렴하고 맛이 특이해 지갑을 열게 된다”고 전했다.

간식이나 디저트에 머물던 중국산 식품은 이제 우리 식탁을 위협하고 있다.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국산 식품의 수입이 늘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산 식품의 경쟁력은 바로 가격”이라며 “아직 소비자의 인식이 좋지만은 않지만, 국내 유입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일반 식품과 달리 중국 프랜차이즈가 직진출 방식으로 국내에서 매장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국내법이 워낙 복잡하다 보니 중국 프랜차이즈가 한국에 직진출한 사례가 아직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라며 “가맹점을 늘리려고 해도 고려해야 할 규제가 많아 당장 국내 브랜드와 경쟁 구도를 이루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새날·정석준 기자

newd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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