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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 문화재 땜에 반값 아파트 설움…드디어 재건축한다 [부동산360]
신통기획 패스트트랙 추진
주민 동의 50% 넘어…“다음주 신청”
최근 정비계획 조건부 허가받은 상태
한강변 인접…최고 23층 재건축 추진
“빠르면 6년 내 새 아파트 들어설 것”

송파구 풍납동 ‘풍납미성아파트’ 전경. [네이버 거리뷰]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문화재 규제에 발목 잡혔다가 최근 재건축 길이 열린 송파구 풍납동 ‘풍납미성아파트’가 신속통합기획 자문방식(패스트트랙)으로 정비사업에 나선다. 필요한 주민동의율 확보를 완료해 조만간 관할 구청에 신청해, 풍납동 첫 ‘신통기획 패스트트랙’ 아파트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23일 풍납미성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에 따르면 신통기획 자문방식 신청을 위한 주민동의서 동의율을 채워, 내주 초 송파구청에 신청할 계획이다. 신청을 위해서는 단지 소유자 30%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전체 토지 등 소유자 기준 53%의 동의율을 확보했다. 8월 1일부터 동의를 받기 시작해, 법정 동의율은 일주일 만에 넘겼으며 보름만에 50%를 달성했다는 설명이다.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은 지구단위계획 또는 주민제안(안)이 마련된 곳에서 기획설계 절차를 생략하고 자문을 통해 정비계획 입안까지 진행하는 방식이다. 사업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풍납 미성아파트는 4개동 275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로, 지난 1985년 준공돼 올해로 입주 39년차를 맞았다. 용적률은 167% 수준으로 낮고 한강변에 가까워 ‘숨은 진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대한민국 사적 제11호로 지정된 풍납토성 유적지 안에 자리잡아 재건축이 어려웠다. 서울 기준 국가유산 보호구역 100m 이내에 위치할 경우 유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개발 행위를 하려면 국가유산청 허가를 얻어야 해서다. 이에 준공 20년차였던 2005년 리모델링이 추진됐지만 추가 분담금이 예상보다 많아 사업이 중단됐고, 노후화는 계속되며 재건축에 대한 염원이 커졌다.

그러던 중 지난달 국가유산청으로부터 풍납토성 일대 아파트 중 처음으로 정비계획을 허가받으며 재건축 길이 열렸다.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사적분과위원회 심의에서 풍납미성아파트의 재건축 행위 허가 신청에 대해 ‘조건부 가결’ 결정을 내렸다. 준비위는 현재 4개 동, 11층, 275가구인 단지를 6개 동, 최고 23층, 411가구로 재건축하는 정비사업을 추진하며 새 아파트 착공 전 매장유산 시굴조사를 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 추진위 측 제시안대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재건축 추진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재건축 길이 열린 가운데, 서울시의 신통기획 패스트트랙을 활용해 최대한 재건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게 준비위의 판단이다. 지하철 5호선과 8호선을 낀 금싸라기 땅인 데도 개발이 막혀 부동산 시장에서도 관심이 크지 않았던 만큼, 최단 경로를 택하겠단 구상이다. 최고 층수는 23층이지만 저층·중층 동을 없애 사업성을 높였다. 채갑식 풍납미성아파트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그린벨트만큼이나 개발이 어려운 문화재 심의 난관을 겨우 넘겼다”며 “오랫동안 발목 잡혔던 만큼 패스트트랙으로 속도를 내, 앞으로 빠르면 6년 안에 준공하겠다는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1997년 백제시대 유물 출토로 20년 넘게 개발이 묶였던 풍납동 일대는 개발이 더딘 만큼 인근 동네에 비해 시세도 크게 낮았다. 풍납미성아파트 전용 116㎡는 지난 6월 12억4500만원(4층)에 거래됐는데, 인근에 위치한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121㎡는 지난달 26억3000만~28억원에 거래됐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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