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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이어 파리에서도…다시 빛난 높이뛰기 최강자들의 우정[파리2024]
3년전 공동 금메달 딴 바르심과 탐베리
탐베리, 바르심 부상에 제일 먼저 달려와
7일 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예선에서 부상으로 쓰러진 바르심에게 놀라며 걱정스럽게 달려온 탐베리의 모습.[게티이미지닷컴]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정주원 수습기자] 2020도쿄올림픽에 이어 2024 파리올림픽에서도 높이뛰기 최강자들의 우정이 빛났다. 도쿄 때 공동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이번 파리에선 서로의 부상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무타즈 바르심(카타르)과 지안마르코 탐베리(이탈리아)의 우정에 대한 이야기다. 7일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남자 높이 뛰기 예선전에서 바르심은 2m27 1차 시도를 위해 달려가는 중 종아리 근육 경련으로 쓰러졌다. 이 장면을 보고 가장 먼저 달려온 사람은 다름 아닌 탐베리였다.

탐베리는 직전 순서에서 점프에 실패한 상황이었음에도 바르심이 다리를 뻗게 도와줬다. 이어 의료팀과 함께 종아리를 풀어줬다. 치료 후 바르심은 2차 시도 때 2m27을 넘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2020 도쿄 올림픽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 시상식에서 공동 금메달을 들고 사진을 찍는 탐베리(왼쪽)과 바르심(카타르). [게티이미지닷컴]

두 선수의 우정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때도 빛났다. 둘은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1912년 이후 처음으로 ‘공동 금메달’을 땄다.

당시 이 종목에 출전한 모든 선수는 2.39m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런 경우 출전 선수들이 앞서 성공했던 기록들을 참고해 후반 기록이 가장 좋은 선수에게 금메달을 수여 하는 '카운트 백' 제도로 승부를 가리게 되는데, 바르심과 탐베리는 카운트 백 기록마저 동률이었다.

경기 감독관은 두 선수에게 ‘점프 오프’를 제안했다. 이는 한 명이 실패할 때까지 계속 경기를 진행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하지만 둘은 점프 오프를 거절했다. 바름심은 감독관에게 공동 금메달도 허용되는지 물었고, 감독관이 “둘만 동의하면 된다”고 하자, 바르심과 탐베리 모두 동의했다.

공동 금메달을 따낸 뒤 바르심은 SNS에 “탐베리는 필드 바깥에서도 나와 가장 친한 친구”라며 “금메달 하나보다 더 좋은 게 바로 금메달 두 개”라고 적었다.

둘은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탐베리는 파리 올림픽 직전 신장 결석 증상으로 응급실에 입원하고 고열에 시달렸다. 탐베리는 이날 2m27을 세 번 모두 실패하고 간신히 결선에 올랐다. 바르심 역시 이날 입은 종아리 부상으로 11일 결선까지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다.

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우상혁이 2m27 2차시기 점프에 성공하고 있다. [파리=이상섭 기자]

한편 도쿄 올림픽에서 깜짝 선전으로 4위를 기록한 ‘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경쟁자들의 부진 속에 메달 획득에 도전하고 있다. 이날 2m15, 2m20, 2m24를 모두 1차 시기에서 가볍게 넘고 2m27도 2차 시기에 넘어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우상혁과 바르심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나란히 금메달 경쟁을 펼쳤다. 선의의 경쟁을 펼친 두 사람은 경기 후 서로를 응원하는 인터뷰를 남겼다. 바르심은 “우상혁은 좋은 점퍼”라고 했고, 우상혁도 “바르심과 경쟁해 영광”이라고 했다.

남자 높이뛰기 선수들의 결선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11일 오전 2시에 시작한다.

notstrong@heraldcorp.com
jookapook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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