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관련 입장엔 “조만간 결정하게 될 것”
이재명, 사실상 대표직 연임 도전 수순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박상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임기가 남은 이 대표가 현 시점에서 물러나는 것은 대표직 연임을 위한 수순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다시 당대표 회의실에 입장해 “조금 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직을 사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 우리 최고위원님들의 협조, 그리고 우리 당직자들의 헌신 덕분에 지금까지 우여곡절이 많긴 했지만 무사히 임기를 계속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참으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버티고 계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 정말로 민생도 어렵고 경제도 어렵고 또 그 와중에 비무장지대에서 경고사격이 벌어지는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전쟁이 벌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한반도 안보 역시도 매우 불안한 가운데, 우리 국민여러분께서 얼마나 걱정과 근심 그리고 고생이 많으신가”라며 “대한민국의 정치를 책임지고 있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책임감과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이런 말이 있다. 국민들과 나라가 당면한 거대한 이 위기 앞에서 과연 민주당과 저 이재명은 어떤 길을 가야할 것인지를 깊이 고민하겠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험난한 폭풍우 같은 현실의 한 가운데서 오늘도 힘겨운 하루를 감내하고 계시는 우리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이 위기를 어떻게 하면 극복하느냐 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의례적인 당원들의 축제가 아니라, 희망을 잃어버린 많은 국민들께 새로운 희망을 만들고 또 새로운 미래를 여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며 “길지 않게 고민해서 저의 거취를 결정하겠단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기자들이 대표직 연임 도전 관련 입장을 묻자 “조만간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지금 당의 상황을 정리하고 판단하고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란 생각 때문에 일단은 제가 대표를 사퇴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상황을 좀 지켜볼텐데, 아무래도 출마를 하지 않을 것으로 확정했다면 사퇴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사임에 따른 당대표 궐위 상태와 관련해선 “당헌·당규 상 60일이 안 남았기 때문에 아마도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직무대행을 하게 될 것 같다. 최고위원들은 역시 당헌·당규에 따라서 그 직을 그대로 유지하게 된다”고 답했다.
당대표 출마 쪽으로 기울어진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사실 개인적으로 당이나 전체 입장보다 제 개인의 입장을 생각한다면, 여러분 모두가 생각하시는 것처럼 지금 상태로 임기를 그대로 마치는 게 가장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연임 얘기를 할 때는 저도 사실 웃어 넘겼는데, 상황이 결국은 웃어넘길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됐던 측면들이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점들을 다 종합해서 국민의 입장에서 대한민국 정치에 어떤 게 더 바람직한지를 우선해서 개인적 입지보다는 전체를 생각해서 결정해야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현 대표직 사퇴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는 사퇴가 곧 연임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당대표 후보자는 후보자 등록 전까지 지역위원장을 제외한 모든 당직을 사퇴해야 한다.
이 대표의 연임은 4·10 총선 압승 후 친명(친이재명) 인사들을 중심으로 공개 거론되기 시작해 당헌·당규 개정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급물살을 탔다. 이에 더해 최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사건 추가 기소로 사법리스크가 높아지면서 기정사실화 됐다. 대표직 연임은 이 대표 의지에 달렸을 뿐 연임 자체가 어렵진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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