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합의해서 대응 시간 준 것” 의혹 제기도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아이언 돔 방공 시스템이 이란으로부터 발사된 미사일을 요격하고 있다. [A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전 확산 위기가 커졌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란을 향해 “우리들의 영웅”이라며 지지를 보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란의 이스라엘에 대한 이번 보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에 대한)중동 동맹국들의 지지를 실감할 수 있었다며 정당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아부 압달라(32·가명)는 로이터에 “우리는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 지역으로 발사되지 않은 로켓들을 봤다”며 “우리는 이란이나 다른 나라들이 전쟁에 참여한다면 가자지구에 대한 해결책이 보다 빨리 나올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한다”고 말했다.
가자지구 주민 마제드 아부 함자(52·가명)는 “전세계가 이스라엘을 돕는 이 시기에 이란은 우리 눈에 ‘영웅’으로 비친다”며 “우리는 6개월 넘게 이스라엘에 의해 학살 당했고 그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반격은 우리에게 큰 기쁨이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는 지난 13일부터 14일 새벽 사이 가자지구 주민들은 미사일이 쏟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알라 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쳤다고 한다.
시리아와 예멘의 친(親)이란 반군 후티는 이란의 스라엘 공습이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후티 측 대변인은 이날 로이터에 “이란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일은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데 대한 정당한 대응이었다”고 말했다.
친 이란 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도 “이란은 용감하다”고 평했다.
지난해 10월 7일부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란의 당연한 권리이자 (이스라엘이) 마땅히 받아야 할 대응”이라며 이란을 옹호했다.
그러나 이란의 공격이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팔레스타인 일각에서 나왔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란이 드론 공격을 사전 예고했다며 미국과 합의 하에 감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스라엘에게 이란의 공격 드론을 격추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 줬다는 주장이다.
이란은 13일 밤부터 14일 새벽 이스라엘에 약 300기의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이번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을 제거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무력 보복이다.
이스라엘은 아이언돔을 비롯한 다층 방공망으로 자국을 공격한 드론과 미사일의 99%를 격추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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