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모습. [AFP]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 공격을 예고한 가운데 중동 내 이스라엘 외교시설을 표적으로 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중동 동맹과 서방 국가들에 이번 보복이 전면적인 역내 전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영점 조정된'(calibrated) 방식으로 보복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강력한 보복을 하되 이스라엘의 재보복이나 직접 대결을 유발하지 않는 정교한 방식을 택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소식통들은 임박한 공격에 대해 미국이 확보한 정보는 상세하고 구체적인 것으로 보이고, 이스라엘은 방어를 준비할 기회를 얻고 있다고 전했다.
보복 방식과 관련해 이란과 오만과의 대화 내용을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란이 해외에 있는 이스라엘의 대사관 등 외교 시설을 표적으로 삼을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방의 한 당국자는 "이란이 이스라엘 영토를 직접 타격하는 경우 이스라엘이 레바논과 시리아에 있는 이란 자산을 파괴하는 보복을 선택하지 않게끔 세밀하게 조정된 방식으로 공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란은 이달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자국 영사관이 폭격을 받아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 간부 등이 숨지자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공언해왔다.
그간 이란은 숙적 이스라엘과 직접 대결하기보다 레바논, 시리아 등 중동 각지에 있는 대리세력을 통한 '그림자 전쟁'에 주력해왔는데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이란과 이스라엘의 직접 충돌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이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7명의 지휘관을 살해한 것을 후회하게 해주겠다고 두 번이나 공언한 상태다.
다만 이란과 이스라엘은 오랜 적대 관계 속에서도 자국 영토에서 발사된 공격으로 서로 '총격'을 주고받은 적이 없었다.
이란은 레바논에서 수십년, 시리아에서 10년 이상 군사력을 키워왔지만 이스라엘을 상대로 군대를 전면 배치하지는 않는 등 이스라엘과의 직접 충돌을 극도로 자제해왔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FT에 이란이 의도적으로 심리적인 불확실성을 조성하고 이스라엘이 고도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게 함으로써 이스라엘을 지치게 만들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스라엘을 공격함에 있어 여러 선택지를 조합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이라고 덧붙였지만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FT는 이스라엘에서는 이미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고, 정부는 발전기와 필수품을 사재기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13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 관련 선박 한 척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자국 해군 특수부대가 헬기를 이용해 배를 이란 영해로 옮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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