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호치민시 법원에 있는 베트남 부동산 재벌 쯔엉미란 반팃팟 홀딩스 회장[AFP]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베트남 사상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를 저지른 부동산 재벌이 결국 사형선고를 받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베트남 호찌민 인민 법원은 부동산 개발회사 반팃 팟 홀딩스(VTP)의 쯔엉미란 회장에게 횡령과 뇌물, 은행법 규정 이반 등 혐의로 사형을 선고 했다.
판사는 “피고의 행동은 개인의 재산 관리권을 침해했을 뿐 아니라 사이공 상업은행(SCB)을 특별관리 상태로 몰아가 당과 국가의 지도력에 대한 국민 신뢰를 훼손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관련된 피고 84명이 집행유에 3년부터 종신형에 이르는 형을 선고 받았다. 이중에는 9년형을 선고 받은 사업가 출신 남편과 17년형을 선고받은 조카도 있다.
화장품 장사로 시작해 부동산 재벌로 성장한 란 회장은 1000개가 넘는 유령회사를 세워 2012년부터 10년 간 SCB로부터 대출을 받았다. 이렇게 빼돌린 돈이 304조동(약 16조원)에 이른다. 베트남 국내 총생산(GDP)의 3%에 달하는 액수다.
나아가 란 회장은 자신의 범죄를 감추기 위해 금융감독 당국자들에게 뇌물로 520만달러(71억원)을 뿌리기도 했다. 란 회장에게 뇌물을 받는 전직 중앙은행장과 정부 관료 등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SCV 은행은 현재 중앙은행의 구제 지원을 받고 있다. 채권만 해도 12억 달러에 달한다. VTP가 일으킨 대출 및 채권에 담보잡힌 자산 대부분은 아직 미완성된 프로젝트여서 대출 회수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최근 베트남은 대대적인 부패 척결을 위한 사정 폭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연이어 국가주석 2명이 부패 관련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응우옌 깍 장 싱가포르 유소프 이삭 동남아 연구소 연구원은 “이번 사건은 점차 복잡해지는 시장경제에서 국가가 시스템을 잘 운용하지 못하며 공무원을 통제하기 힘들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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