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이 일본에서 도쿄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최근 일본에서 치사율 30%의 박테리아 감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관광객이 줄어들까 염려한 일본 정부가 해외 관광객들에게 “여행을 취소할 필요가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 포스트(SCMP)는 최근 일본 전역에서 연쇄상구균 독성쇼크증후군(STSS)이 급증했지만 일본 정부가 관련 보도를 축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감염을 우려하는 여행객들이 일본 방문 계획을 취소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면서 자주 손을 씻고 마스크를 사용하며 상처난 부위가 있다면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아사히신문을 통해 밝혔다.
한국 질병관리청은 STSS의 국내 유행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최근 한국인 일본 관광객이 많아진 만큼 국내에서도 일본 내 STSS 확산세는 주목되고 있다.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NIID)는 지난해 전체 STSS 발생 건수가 941건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3개월 만에 이미 지난해의 절반을 넘어서며 방역 당국은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본 방역당국은 지난달 24일까지 556건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전년 동기의 2.8배에 달하는 수치다. 일본 47개 현 중 45개 현에서 감염 사례가 보고되는 등 전국적으로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소 관계자는 “아직도 연쇄상구균의 메커니즘에 관해 알려지지 않은 많은 요인이 있으며, 우리는 아직 그것을 설명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SCMP는 전했다.
방역 당국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위험 평가에 따르면 STSS는 초기엔 인후통이나 감기와 같은 경미한 호흡기 증상을 보인다. 다만 증상이 악화될 경우 장기 부전, 괴사, 패혈성 쇼크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고위험군의 경우 신속히 의료기관에 방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다테다 가즈히로 일본감염증학회 이사장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것이 많다”며 “우리는 그것(STSS)이 영국에서 퍼지고 있던 변종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것이 언제부터 일본에 퍼지기 시작했는지는 모른다”라고 말했다.
STSS는 영국에서 2010년대에 발견된 M1UK라는 A형 연쇄상구균의 변종인 것으로 조사됐다.
다테다 이사장은 “감염이 빨리 진행돼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며 “발생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인지 여부를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는 환자 수와 진행상황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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