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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 향해 ‘팩트 체크’하라는 조국혁신당, 정작 조국 발언 ‘팩트 체크’하니[이런정치]
‘폭발적 투표’라는 재외선거투표율, 이면엔 저조한 투표 등록률
전체 재외선거권자 가운데 7.5%, 지난 총선 보다 낮아
선관위 ‘역대 최고 투표율’ 발표, 그대로 받아 ‘정치적 구호’로

[재외동포청]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4일 “언론인 여러분께 호소한다”며 “ 팩트체크 부탁드린다. 팩트에 근거한 진실만 나오면 좋겠지만, 다들 아시듯이 그렇지 않다”고 밝혔다. 4-10 총선을 6일 앞두고 유권자 표심을 호도하거나 왜곡할 수 있는 가짜뉴스를 경계한 발언이다.

신 대변인은 “자그마하게 보이는 사실이나 주장 하나로도 민심이 출렁거릴 수밖에 없다”며 “여야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를 해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조국혁신당 주장이라도 꼼꼼하게 팩트체크 해주십시오. 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신 대변인은 정파적 이해관계나 진영논리에 따른 ‘팩트체크 요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조국혁신당 역시 철저한 팩트체크 대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같은 신 대변인의 발언은 당장 재외선거(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선거) 투표율과 관련한 조국 대표의 최근 발언을 도마 위에 올린 셈이 됐다.

조 대표는 전날 이수역 앞 광장에서 ‘서울시민과 함께’ 일정을 진행하며 “해외 동포들이 분노와 실망을 누르고 있다가 폭발적으로 투표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의 발언은 이번 총선의 재외 선서 투표율이 62.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발표 내용이 토대다. 선관위의 ‘역대 최고치’라는 표현을 그대로 받아들여 ‘폭발적 투표’라는 표현을 한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조 대표의 인식과 거리가 있다. 선관위 발표 내용에 대해 ‘동포 사회’의 반응은 조 대표와 다른 분위기다.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은 연합뉴스에 “적극 참여자의 투표율은 높았겠지만, 실제 투표율은 5% 미만으로 해외에서 선거 열기가 갈수록 식어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실질적으로 재외국민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전히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준혁 유엔한반도평화번영재단(유엔피스코) 사무총장은 언론에 "실제 투표율이 저조한 이유는 이메일이나 우편으로 유권자 등록은 가능하지만, 투표하려면 여전히 재외공관이나 원거리 투표소를 방문해야 하는 어려움 때문"이라며 "재외동포들의 오랜 염원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조 대표 발언의 근거가 된 중앙선관위의 발표 내용을 두고서는 ‘투표율 부풀리기’라는 의혹까지 나온다.

재외동포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재외동포 수는 약 708만명이다. 이 가운데 투표가 가능한 18세 이상 재외선거권자는 197만4375명이다. 이번 총선의 투표를 위해 등록한 유권자는 14만7989명으로, 이 가운데 9만2923명이 실제 투표에 참여했다. 재외 국민 투표는 국내 투표와 달리, 선거 전 공관에 유권자 등록을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선관위 통계상 등록유권자 수를 기준으로 투표율을 계산하면 62.8%이지만, 전체 재외선거권자로 범위를 넓히면 4.7%에 그친다.

특히 전체 재외선거권자 가운데 유권자 등록을 한 사람의 비중은 7.5%다. 투표 참여도로 볼 수 있는 유권자 등록 비율은 오히려 이번 총선에서 줄었다. 21대 총선 전 재외국민 유권자 등록 비율은 8.0%였다. 조 대표의 발언대로 ‘폭발적 투표’라고 말하기에는 힘든 수치다. 오히려 재외국민 투표율을 높일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현실에 가깝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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