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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차 세계대전 시작”…‘액션영화’처럼 붕괴 美다리에 음모론 확산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미국 최대 자동차 수출입항인 볼티모어항이 잠정 폐쇄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대규모 교량 붕괴 사고가 일어난 일과 관련, 일부 음모론자들이 이 사건을 '블랙스완 사건'으로 놓고 음모론을 퍼뜨리는 중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마이클 플린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교량 붕괴를 언급하며 "이건 블랙스완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로라 루머 등 일부 큐어넌(QAnon·음모론 집단) 계정 운영자들 또한 '블랙스완 사건'이라는 표현을 쓰고 이번 붕괴가 테러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했다.

유명 음모론 사이트인 인포워스(Infowars) 운영자 알렉스 존스 또한 엑스에 "나에게는 고의적으로 보인다"며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있다. 제3차 세계대전이 이미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블랙스완'은 금융분석가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가 2007년 자기 책에서 2000년에 터진 '닷컴 붕괴'처럼 예측은 못했지만 결국 금융시장은 흔든 희귀한 사건을 설명하며 처음 쓴 단어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교량 붕괴가 의도적 사건이라는 주장에 선을 긋고 있다. 선박 충돌로 교량이 붕괴한 일이 테러와 관련이 있거나 고의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테러 공격이라고 믿을 만한 증거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의도적 행동이 있었는지 믿을만한 징후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테러 가능성에 선을 그었는데 음모론이 거듭 일자 브랜든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지 말라"고도 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가 컨테이너선과 충돌해 무너져 있다.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고 이중 6명이 실종됐다. [연합]

한편 볼티모어항 입구에 있는 2.6km 길이의 대규모 교량은 전날 새벽 대형 컨테이너선박과의 충돌로 거의 대부분이 붕괴됐다.

대형 선박이 교각에 부딪히며 순식간에 벌어진 이 사고로 다리 위에서 작업 중이던 인부 8명이 추락했다. 이 가운데 6명은 실종됐다.

사고 발생 직후 실종자 규모가 최대 20명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교통량이 적은 새벽 시간대 발생한 점, 선박이 충돌 전 조난 신고를 하고 차량 출입 통제가 이뤄진 점 등에 따라 대형 참사는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스콧 볼티모어 시장은 "키 브리지가 저렇게 무너지는 걸 실제로 볼 것으로 생각도 못했다. 액션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보였다"며 "생각할 수 없는 비극"이라고 했다.

당국은 수중 구조 작업을 이어가며 구체적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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