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급 비용 증가, 지역 경제 타격
볼티모어 교량 붕괴 현장.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항에서 26일(현지시간) 선박 충돌로 붕괴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키 브릿지)’를 재건하는데 10년이 넘게 소요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은 키 브릿지 재건과 관련한 여러 전문가의 의견을 27일 보도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토목 및 시스템 공학 교수인 벤자민 셰이퍼는 “1980년 화물선에 부딪혀 무너진 탬파베이 위의 선샤인 스카이웨이 다리도 재건하는데 7년이 걸렸다”며 “다양한 토목 기반 시설 프로젝트에 참여해봤지만 붕괴된 다리를 재건하는데 10년 미만인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초당파 정책센터의 재난 및 인프라 문제 전문가인 앤디 윙클러도 “키 브릿지가 주요 해운 항로에 걸쳐 있는 구조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교량을 재건하는 작업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 억달러가 드는 비용을 어떻게 확보하느냐도 재건 기간을 결정짓는 관건이다.
셰이퍼 교수는 “재건 비용은 수 억달러가 예상된다”며 “키 브릿지가 개통된 1977년 당시 비용은 6030만달러였지만,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3억1600만달러 정도”라고 설명했다.
즉각적인 자금 지원 방법으로는 연방 교통부(USDOT)의 긴급 지원이 가장 유력하다. 지난 2021년 미 의회에서 통과한 초당적 인프라법의 기금 사용도 또 하나의 방안이다. 이 법안을 통해 연방정부가 새로 투자할 수 있는 자금은 5500억달러(약 742조원)에 달한다고 CNN은 전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미국 피츠버그의 교량이 붕괴했을 당시 초당적 인프라법으로 조성된 기금을 통해 주정부에서 시행 중이던 다른 정책 자금을 끌어들일 필요 없이 재건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피츠버그의 교량은 이듬해 재건에 성공한 바 있다.
CNN은 “얼마나 많은 자금이 남아있는지는 정확히 추적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초당적 인프라법으로 오는 2026년까지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도 MSNBC 방송에 출연해 “초당적 인프라법을 통한 재정 지원금이 재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지난 2021년에 통과된 코로나 구호 패키지의 제정을 끌어다 쓰거나, 의회에서 긴급지원금을 통과시키는 것도 재건 비용을 대기 위한 또 다른 방안으로 지목된다.
한편 항구 폐쇄와 다리 재건 장기화로 볼티모어항 주요 화물인 석탄, 차, 설탕 등의 공급망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볼티모어는 미국에서 자동차 수송이 가장 많은 항구여서 자동차 공급 비용 증가와 함께 지역 경제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