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군이 지난 25일(현지시간) 국제적 노력의 일환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10톤이 넘는 구호품을 공중 투하했다. 구포훔은 물과 쌀, 식용유, 밀가루, 통조림 제품, 분유 등으로 구성돼 있다. [AFP]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6개월 가까이 계속되면서 굶주린 주민들이 바다에 떨어진 구호품을 건지려다 익사하는 안타까운 사고마저 잇따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가자지구 북부 베이트 라히아의 해변에서 주민들이 공중 투하된 구호품을 건져내려다 바다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다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던 이들이 거센 파도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수염을 기른 한 젊은 남성이 숨이 끊어진 듯 늘어진 채 해변으로 끌려 나오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이 남성을 살리기 위해 흉부 압박을 시도하다가 결국 포기하는 장면도 담겼다.
익명의 한 남성은 숨진 남성에 대해 "아이들에게 줄 식량을 건지기 위해 바닷물에 뛰어들었다가 순교했다"며 "구호품은 육상으로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 역시 성명을 통해 지금까지 바닷물에서 구호품을 건지려다가 익사한 사람이 18명에 이른다며 구호품 공중투하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육상 국경검문소를 열어 인도적 구호품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닿을 수 있게 하라"고 촉구했다.
국제사회는 전쟁 중에 육로를 통한 구호품 수송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자 최근 항공기로 공중 투하하거나 선박을 이용해 대규모 물자를 해안으로 전달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전달된 구호품이 필요한 양의 20%에 그치고 있다는 게 구호단체들의 지적이다.
한편 최근에는 육로를 통한 가자지구 북부 구호품 전달 과정에서 100명이 넘는 피란민이 사망하는 사고도 있었다. 하마스 측은 그 원인을 이스라엘의 발포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군은 압사 사고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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