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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푸틴 측근 대통령 "테러범들, 벨라루스행 좌절돼 우크라로 갔다"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공연장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인 다렐드존 바로토비치 미르조예프가 24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한 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피고인석에 앉아있다. 이번 총격 테러로 지금까지 13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러시아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범들이 원래는 벨라루스로 도망치려고 했었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그의 발언은 그간 푸틴 대통령이 해왔던 주장과 대치되는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벨라루스가 신속히 국경 검문소를 설치한 덕에 그들(테러범들)은 벨라루스에 오지 못했다"며 "그들은 그것(검문소)을 보고 방향을 돌려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갔다"고 했다.

이는 테러범 체포를 위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긴밀히 공조했다고 강조하는 과정 중 공개된 내용이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모스크바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무차별 총격·화재를 일으킨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에 있을 가능성을 거론해왔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도 테러범들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으려 했다며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티홀 테러 용의자 중 한 명인 무함마드소비르 파이조프가 25일 모스크바 바스만니 지방법원의 유리로 된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이번 총격 테러로 지금까지 137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연합]

이런 가운데 루카셴코 대통령이 한 말을 보면, 테러범들이 우크라이나 쪽으로 간 건 벨라루스 국경을 넘지 못한 게 결정적이라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테러범들의 차량이 모스크바에서 브랸스크주로 향하자 벨라루스와 러시아 보안당국이 협조해 체포 작전에 성공했다고 했다.

러시아 남서부에 있는 브랸스크주는 벨라루스 국경과 우크라이나 국경을 모두 맞댄 지역이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신이 잠도 못 자고 푸틴 대통령과 계속 소통을 했다고도 했다.

한편 테러 직후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분파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은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고 있다. 미국도 IS가 이 테러에 책임이 있다고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테러 대책 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는 누가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알고 있지만, 이제는 누가 그것을 명령했는지를 알고 싶다"며 우크라이나가 테러 배후에 있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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