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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이조스도 저커버그도 팔았다”…증시 최고점 신호?
베이조스 11.4조원·저커버그 1815억원 매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A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최근 미국 주식시장이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도가 3년 만에 급증했다. 증시가 정점에 도달했다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투자연구관리업체 베리티 LLC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기업 내부자의 자사주 매수 대비 매도 비율은 12%대로 2021년 1분기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자사주 매도는 대부분 IT(정보기술) 기업 임원들에서 발생했다.

내부자 거래 공시에 따르면 인공지능(AI) 데이터업체 팔란티어의 피터 틸 공동창업자는 이달 1억7500만달러(약 235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도했다. 이는 2021년 2월 5억480만달러(약 6787억원) 처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매도였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는 2월 85억달러(11조4283억원) 상당의 아마존 주식 5000만주를 처분했다.

아마존의 앤디 재시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들어 2110만달러(약 284억원)의 자사주를 매각했는데, 이는 2022~2023년 총 매도 금액인 2360만달러(약 317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 수년 동안 수백만 달러어치의 지분을 팔아 온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올해 들어 매도 금액을 더 늘렸다. 그는 지난달 29만1000주를 1억3500만달러(약 1815억원)에 매도했는데, 2021년 11월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연초 기업 내부자들의 자사주 매도는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특히 지난해 주가 하락으로 매도를 피한 데 따른 펜트업 수요가 커졌다고 FT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초 자사주 매도가 놀라운 수준이라며 인공지능(AI) 붐에 힘입은 최근의 기술주 강세가 약화될 조짐이라고 평가했다.

벤 실버먼 베리티 리서치부문 부사장은 “우리는 기업 내부자 주식 매각을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부정적인 데이터 포인트로 보고 있다”며 “특히 기술 업종에서 전형적이지 않은 내부자 매도를 하는 많은 대기업 이름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분명히 유동성 창출에 대한 욕구가 있다”면서 “그 중 일부는 2022년과 2023년에 비교적 조용했던 내부자 매도에 따른 펜트업 수요지만 확실히 한 가지 자극은 주식 시장의 성과”라고 분석했다.

프랭크 슬루트만 전 스노우플레이크 CEO의 경우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하기 몇 주 전인 2월 초에 6920만달러(약 9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처분했다. 회사의 주가는 그가 은퇴를 선언한 날 이후 약 29% 하락했다.

찰스 엘슨 델라웨어대학교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은 “만약 내부자들이 우리가 최고점에 있다고 생각해 빠져나가고 있다면 그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에게 극명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고위급 임원의 대량 주식 매각은 결코 좋은 신호가 아니며 매우 단순하다”면서 “이는 그들이 자산을 배치할 수 있는 곳으로 그들이 운영하는 기업보다 더 나은 장소를 찾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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