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키이우에서 전쟁 2주년을 맞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와 2년간의 전쟁에서 자국 군인 3만1천명이 전사했다고 밝혔다. [연합] |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22일(현지시간) 터진 총격 테러를 놓고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제기한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 오후 텔레그램을 통해 "어제 모스크바에서 일어난 일로 푸틴 대통령 등 쓰레기들은 모두 다른 사람을 비난하려고만 한다"며 "그들은 늘 같은 수법을 쓴다"고 주장했다.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국민 연설에서 검거된 용의자들이 "우크라이나 방향으로 도주했다"며 "초기 정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쪽에 국경을 넘을 수 있는 창구가 마련돼 있었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들은 우크라이나 도시를 불태우며 우크라이나를 비난하고, 우리 국민을 고문하고 성폭행하면서 우리를 비난하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무가치한 푸틴 대통령은 하루 동안 침묵을 지키더니 이번 일로 러시아 시민을 상대하는 대신 우크라이나로 떠넘길 방법을 생각했다"며 "모두 뻔하게 예측 가능하다"고 했다.
또 "러시아인들이 자국 특수부대에 대해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고 크로커스 공연장에서 조용히 죽겠다고 하면, 푸틴은 이런 상황을 더욱 개인 권력에 유리하게 바꾸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에서 벌어진 총격·방화 테러의 희생자가 137명으로 늘었다고 러시아 당국은 24일 발표했다.
이 사건 직후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는 이 조직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 조직원이 이번 테러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IS는 이날 테러 공격 당시 영상도 공개했다.
러시아는 사상자를 낸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관련자 11명을 전날 검거했다. 이날 테러 용의자들은 모스크바에 있는 조사위 본부로 이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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