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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사상 최악 취업난에 시달리는 중국 청년들 사이에서 복권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 재정부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누적 복권 판매액은 5800억위안(약 106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현지 시장조사업체 몹데이터는 구매자의 80% 이상이 18~34세라고 밝혔다. 2020년에는 50%를 조금 넘는 수준이었는데 급증한 것이다.
블룸버그는 심각한 청년 실업률이 복권 구매 열풍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노동 시장에서 정상적으로 돈을 벌 가능성이 희박해지자 복권에 기대 일확천금을 노린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경기가 호황일 때 저소득층이 여윳돈이 생겨 복권 판매가 늘어났는데, 정반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21.3%를 기록했다고 발표한 뒤, 7월 통계부터는 발표를 잠정 중단했다. 이후 몇달간 통계 개편 작업에 착수해 지난 1월부터는 중·고교 대학 재학생을 제외한 실제 구직자를 대상으로 한 실업률 통계를 내놓기 시작했다. 1월에 발표된 지난해 12월 청년 실업률은 14.9%였고, 1월은 14.6%, 2월은 15.3%였다.
청년 취업난이 사회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국 정부가 복권 판매를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정부 통제를 받는 관영 매체가 지난해 말 복권 인기를 조명한 기사를 실은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들어서는 젊은 층의 발걸음이 몰리면서 칙칙했던 복권 판매점들이 '힙(hip)'해지고 있다 한다.
충칭의 한 복권 가게는 '우리는 여전히 꿈을 가져야 합니다. 언제가 그 꿈이 실현될지 누가 알겠어요'라는 문구를 내세우며 청년들을 유혹하고 있다. 남서부 윈난성의 성도 쿤밍에는 '로또 커피숍'이 등장했는데, 커피를 한 잔 주문할 때마다 즉석식 복권 한 장을 무료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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