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용혜인에 “이상하다”…김예지 대해선 ‘침묵’
총선 이후 한동훈vs친윤계 갈등 재점화 우려도 나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김예지 비상대책위원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이철규 의원, 이번에도 통했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순번을 일부 조정했다. ‘호남’ 몫인 조배숙 전 전라북도당위원장과 ‘당직자’ 출신인 이달희 전 경북도 경제부지사·임보라 전 당무감사실장 등이 전진배치됐는데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입지를 재확인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동훈 사천’이라 지적 받은 한지아(11번)·김예지(15번) 비상대책위원이 기존 순번을 유지하면서, 잡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여권은 비례대표 순번 조정으로 제2차 윤한갈등이 종결됐다는 반응이다, 이종섭 주호주대사의 조기귀국 및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자진사퇴와 비례대표 순번 조정을 맞바꿨다는 것이다. 실제 조정된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명단에서 논란이 됐던 후보들은 뒷순번으로 밀려났다.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13번에서 21번으로, 정혜림 전 에너지연구원 연구원은 21번에서 25번으로 옮겨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사의 ‘도피성 출국’ 의혹은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민감한 사안이었는데, 대통령실에서 조기귀국으로 마무리 지으며 최대한 갈등 진화에 나선 것”이라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입장에서는 잃은 것이 없다. 비례 순번에서도 자기 사람들을 지키지 않았냐”고 했다. 한지아, 김예지 비대위원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을 향한 비판은 여전하다. 지난 총선 때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에 의해 원내에 입성한 김 비대위원은 국민의힘에서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긴 8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 유일하게 공천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비례대표로 ‘재선’을 하는 것도 이례적인데, 위성정당으로 당적을 옮겨 ‘당선권’에 배치된 것은 국민 눈높이에 어긋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민의미래 공천 결과는 용혜인 더불어민주연합 의원을 비판한 한 위원장 발언과도 배치된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7일 출근길에서 “(용 의원의 비례 재선 도전이) 이상하다는 것은 제가 굳이 말을 얹지 않아도 다들 동의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실제 국민의미래 공관위는 김 비대위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인지했음에도 공천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동혁 사무총장 등 지도부도 김 비대위원이 비례대표 명단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점을 줄곧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비례 순번 조정 결과, 김광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이 28번을 부여 받은 것이 이 같은 비판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정치 도의 상 김 비대위원이 스스로 비례대표 후보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다”며 “아무리 한동훈계 인사라고 하더라도 비대위원이, 그것도 현 비례대표가 또 비례대표로 출마한다는 것 자체가 지탄받을 일”이라고 말했다.
한 비대위원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한 비대위원은 앞서 비례대표 신청 이후 국민추천제 후보로도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었다.
일각에서는 당정갈등은 진화됐지만 총선 이후 당내갈등 불씨는 커졌다는 전망도 있다. 이철규, 권성동 의원 등 친윤계 의원들이 한동훈식 비례대표 공천에 반발했고 장동혁 사무총장 등 친한동훈계 의원들과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데 대한 우려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할 경우 ‘한동훈 체제’는 공고화하겠지만, 선거 이후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지난해보다 더 많은 대통령실의 의견 전달이 있을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충돌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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