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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세계서 2.3억명이 당했다"…여전히 자행되는 여성할례[원호연의 PIP]
8년전보다 3000명 늘어…근절 캠페인이 못 따라가
기후재난·분쟁으로 전통 공동체 입김 강해져
[유니세프 제공]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대표적인 악습인 여성할례가 국제사회의 근절 노력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규제와 캠페인에도 불구하고 관습적인 할례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할례를 받은 여성은 전세계적으로 2억3000만명으로 2016년 마지막 글로벌 조사 이후 약 3000만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에서 여성할례의 동향을 조사하는 클라우디아 카파는 “지금까지 이룬 진전은 할례 관습이 강력하게 남아있는 국가에서 태어나는 소녀의 증가세에 비하면 너무 느리다”며 “2030년까지 여성 할례를 근절하겠다는 유엔의 목표를 달서하려면 지금까지의 근절노력이 27배 더 빨라져야 하는 상황”이라고 탄식했다.

특히 기후 변화로 인한 분쟁과 난민으로 인해 사람들이 종교단체와 같은 전통적인 공동체 구조에 점점더 의존하게 됨에 따라 할례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여성할례는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가장 흔하지만 중동과 아시아의 일부 지역에도 자행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의 일부 이민자 사회에서 은밀히 행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집트와 이티오피아, 수단을 중시므로 아프리카에서 할례를 당한 여성과 소녀는 약 1억 4400만명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소녀 55%가 할례를 받은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약 8000만명이 할례를 경험했고 중동에서는 600만명이 할례 관습에 노출됐다.

2022년 3월8일 여성의 날을 맞아 시에라리온에서 진행된 여성 할례 반대 캠페인 [AFP]

부르키나파소의 경우 할례 관습의 범죄화와 더불어 고위 정치인들의 강력한 지지 덕분에 할례 근절 캠페인이 효과를 거뒀다.시에라리온에서는 15~19세 여성 중 할례를 받은 비율이 30년 동안 95%에서 61%로 급감했다.

반 할례 단체 여성들의 소리(Voix de Femmes)의 마이암 라미자나 대표는 “젋은 종교 지도자들이 좀더 교육을 많이 받았고 개방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에 이들을 캠페인에 참여시키는 것이 효과를 거뒀다”고 전했다.

반면 여성의 약 99%가 할례를 당한 소말리아에서는 이러한 악습이 전혀 줄어들지 않는 모양새다. 마리암 다히르 박사는 "소말리아 북부에서 할례에 공개적으로 반대를 표명하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전했다.

일부 국제 단체들은 어쩔 수 없이 종교 지도자들에게 완전한 할례 금지를 요구하는 대신 음핵을 일부만 제거하는 덜 극단적인 방법을 권유했지만 이는 여성이 성행위나 출산으로 합병증을 더 많이 겪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히르 박사는 "수십년 간 여성의 몸을 잘라낼 필요가 없다고, 정당하지 않다고 말하다가 어떻게 돌아서서 이렇게 말할 수 있나"라고 탄식했다.

할례를 경험한 사디아 후세인은 "남성들은 '여성들, 심지어 아내들도 우리에게 이런 일(할례)이 나쁘다고 말한적이 없다'고 말한다"며 "생존자들이 자신의 고통을 공유할 수 있도록 자신감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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