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 |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하 시작에 필요한 “확신이 들기까지 머지 않았다”며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다. 전날 기준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억제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던 발언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은행 위기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되는 상업용 부동산 문제에 대해서는 대응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위원회 청문회에서 기준 금리 인하 시점과 관련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진전이 있다면 그 과정(금리 인하)을 시작할 수 있고, 또 시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데 필요한 인플레이션 하락에 대한 자신감을 얻기까지는 “머지않았다(not far from it)”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물가 하락세가 지속적일 것이라는 확신이 필요하다는 발언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도 했지만 이번에는 그 시점이 가깝다고 평가한 것이다.
그는 “금리가 이제 제약적인 영역에 들어섰다면서 “현재의 금리는 중립 금리를 훨씬 상회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중립 금리가 높아져 연준의 긴축 정책의 효과가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대해 반박한 셈이다.
그는 전날 “경제가 예상대로 광범위하게 발전한다면 연내 현재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되돌리기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향해 지속적으로 더 큰 확신을 얻을 때까지는 금리 인하를 보장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CNBC는 “이번 파월 의장의 발언은 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금융시장의 기대감이 크게 흔들리는 시점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연초 연준이 3월부터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올해 6~7차례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던 선물 트레이더들은 현재 첫 금리인하가 6월에야 시작될 것이며 올해 말까지 총 4번에 걸쳐 기준 금리가 1%포인트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긴축 정책의 완화 배경에 대해 “경제가 정상으로 이미 돌아왔기 때문에 정책을 정상화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를 침체로 몰아넣지 않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선제적인 정책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최근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을 뒤흔드는 위기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식했다. 그는 “우리는 사무실과 소매점 등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집중도가 높은 은행을 파악했다”면서 “이 문제는 해결에 수년이 걸릴 것이며 은행의 실패는 있겠지만 대형 은행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근 무디스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과 뉴욕의 업무용·공동주택 대출과 관련한 예상치 못한 손실이 발견된 뉴욕커뮤니티은행(NYCB)의 신용 등급을 Baa3에서 투기 등급인 Ba2로 두 단계 하향 조정한 바 있다. 이에 NYCB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한달 새 NYCB로부터 유출된 예금이 58억달러(7조7053억원)에 달하면서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왔다.
이후 NYCB는 스티븐 므누신 전 미국 재무장관이 이끄는 리버티 스트래티직 캐피털 등으로부터 총 10억달러(약 1조33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뱅크런 우려는 다소 줄어들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2.6포인트 오른 5157.99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0.30포인트(0.34%) 오른 38,791.35,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1.83포인트(1.51%) 오른 16,273.38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는 종가 기준 고점을 경신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장중 16,309.02까지 오르며 장중 고점 기록을 새로 세웠다.
why3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