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회하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14기 2차 회의에 인민해방군 대표단이 입장하고 있다. '정협'과 함께 '양회'를 구성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2차 회의는 5일 개회한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을 지난해 대비 7.2% 증액하며 국방비가 처음으로 300조원을 돌파했다. 대만에 대해서는 ‘평화적’ 통일을 추진하겠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리창 국무원 총리가 발표한 정부 업무 보고서에서 ‘혈연’, ‘평화’와 같은 표현이 삭제됐다. 대신 ‘대만 독립’을 목표로 하는 분리주의 활동과 외부의 간섭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문구가 명기됐다.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에 있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강조한 과거와 달리 강경 대응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와 정부 부채에도 불구하고 국방비 지출은 증액한다.
국방비는 지난해 대비 7.2% 늘어난 1조6700억 위안(약 309조원)으로 설정됐다. 증가율은 지난해와 동일하다. 중국 국방 예산 증액률은 2019년 7.5%에서 2020년 6.6%로 하락한 뒤 2021년 6.8%, 2022년 7.1%를 기록했다.
예리밍장 싱가포르 라자랏남 국제학 대학(RSIS) 교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에도 불구하고 대만은 중국의 국방비 지출에 대한 주요 고려 사항이다”며 “중국은 앞으로 10년 안에 군대를 전쟁에서 이길 준비가 될 정도로 성장시키길 원한다는 의지를 (예산을 통해)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지난주 보도를 통해 “향후 국방 예산 증액이 타당하다”며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의 긴장을 지적한 바 있다.
4일(현지시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政協) 14기 2차 회의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앞에서 안내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정협은 5일 이곳에서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14기 2차 회의 개회)와 함께 중국 최대의 정치 행사인 '양회(兩會)'를 구성한다. 연합뉴스 |
중국 국방 예산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올해 미국 국방비 예산은 8860억 달러(약 1144조원)로, 중국의 3배 가량이다.
중국 국방예산은 1994년 60억달러에 불과했으나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연평균 증가율 15%를 기록할 정도로 대폭으로 늘어났다. 블룸버그는 “최근 30년간 중국의 국방예산 평균 증가율은 최소 6.6%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날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에 대응한 듯 대만 해·공군은 12일간의 합동훈련에 돌입하기도 했다. 5일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공군과 해군은 전날부터 이달 15일까지 동부 타이둥의 뤼다오 해역과 샤오류추 해역 및 남부 가오슝 쭤잉 근해 등 3곳의 해역과 공역에서 합동훈련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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