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전기차업체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에게 지급한 560억달러(약 74조8000억원) 규모의 보상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송을 이끌어 승소한 변호인단이 수조원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요구하고 나섰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와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 리처드 토네타가 테슬라 이사회와 머스크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를 대리한 로펌 3곳의 변호사들은 지난 1일 델라웨어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번 소송의 법률수수료로 테슬라 주식 2900만주를 받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현재 테슬라 주가 202.64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59억달러(7조8824억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들은 시간당 수수료를 28만8888달러(약 3억8600만원)로 계산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요청된 금액이 절대적인 규모 측면에서 전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우리의 요리를 먹을(eat our cooking)’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법원 판결에 따라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지급한 주식 2억6700만주를 회사가 다시 돌려받게 되는 이익을 얻었으므로 그에 상당하는 소송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금이 아닌 주식을 요구하는 이유로 “이 구조는 (소송으로) 창출된 이익에 보상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이점이 있으며, 수수료를 지불하기 위해 테슬라 대차대조표에서 1센트조차도 빼내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이 소식을 전하는 기사를 링크한 뒤 “테슬라에 손해를 끼친 것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변호사들이 60억달러를 원한다”며 “범죄자”라고 썼다.
앞서 테슬라 소액주주인 토네타는 “이사회가 2018년 승인한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는 무효”라며 2022년 10월 소송을 제기했고, 델라웨어주 법원은 올해 1월 말 토네타 측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을 심리한 판사는 “이사회가 그의 보상을 승인하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결함이 있다”며 “피고(머스크)에게 기록적인 금액을 제공하기로 한 계약은 무효가 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머스크는 2018년 보상안이 승인된 이후 테슬라 실적을 기반으로 받은 560억달러 규모의 스톡옵션을 뱉어낼 위기에 놓였다. 머스크는 지난달 이 판결에 항소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mokiy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