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그랜저’와 기아 ‘쏘렌토’. [현대차·기아 제공]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일반 내연기관 모델보다 뛰어난 연비와 전기차의 충전 불편함이 없다는 장점이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졌다.
2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1~7월) 등록된 하이브리드차는 모두 17만6456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만8519대)보다 40.2% 늘어난 수치다. 전체 등록 자동차 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6.6%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차 성장의 일등공신은 단연 현대자동차와 기아다. 회사의 판매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내수 시장에서 양사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모두 99만7469대로 집계됐다. 8월 판매량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양사의 월평균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2만대를 웃도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누적 10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현대차그룹 제공] |
주요 볼륨모델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실적을 견인했다. 실제 올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 중인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올 7월까지 하이브리드모델이 전체 판매량(7만1501대)의 53%인 3만8176대로 나타났다. 이는 현대차에서 두 번째로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준중형 세단 ‘아반떼(4만252대)’와 맞먹는 수준이다.
기아 역시 대형 세단 ‘K8’, 친환경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니로’, 준중형 SUV ‘스포티지’, 중형 SUV ‘쏘렌토’ 등 다양한 차종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내연기관차 못지않은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특히 스포티지와 함께 주력 제품인 쏘렌토의 경우 7월까지 하이브리드 모델이 전체 판매량의 65%인 2만7537대였다.
하이브리드차 선택지는 갈수록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 출시되는 신차가 꾸준하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최근 ‘싼타페’ 5세대 풀체인지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고, 기아는 국내 유일 미니밴 ‘카니발’의 첫 하이브리드모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주유소 모습. [뉴시스] |
하이브리드차는 저속 구간에서 전기차처럼 순수 전기 모터만 구동된다. 내연기관 모델보다 연비가 높고, 별도로 충전이 필요하지 않다.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장점을 모두 갖춘 것이 특징이다.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와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으로 전기차 선택을 망설이는 수요가 하이브리드차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공영주차장 이용료 할인과 개별소비세·취득세 감면 혜택도 긍정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급등세를 보이는 휘발유 가격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13.1원 오른 1740.8원을 기록, 7주 연속 올랐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부족한 충전 시설, 화재 위험성에 대한 우려가 쉽사리 사라지지 않으면서 최근 전기차 판매량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라며 “고유가 현상이 계속되면서 높은 연비 효율을 갖춘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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