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관심집중’
보조금 더하면 3000만원 초반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의 한 테슬라 슈퍼차저 모습. [AFP]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글로벌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의 ‘모델3’가 미국에서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후발 업체들의 전기차 출시가 늘어난 가운데 보급형 모델의 진입장벽을 낮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국내 판매 모델의 가격 인하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테슬라 모델3의 가격을 299만원 낮출 경우 정부 보조금을 260만원 추가로 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500만원 이상의 가격 혜택을 받는 셈이다.
27일 로이터와 전기차 매체 테슬라라티에 따르면 현재 테슬라 모델3 RWD(후륜구동) 모델의 미국 내 가격은 4만2990달러(한화 약 5650만원)로,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에 주어지는 세액공제액(7500달러)을 포함한 가격은 3만5550달러까지 낮아졌다.
미국 자동차 평가 매체 켈리블루북이 집계한 지난달 미국의 평균 신차가격은 4만9388달러다. 테슬라 모델3의 출시 비용을 포함해도 이보다 1만4000달러 가까이 저렴하게 살 수 있다.
테슬라는 앞서 경기 침체와 경쟁업체들의 시장 진출로 재고가 늘자 지난달 미국에서 판매가격을 모델별로 최대 20%까지 낮추는 정책 인하를 단행했다. 그 결과 지난달 테슬라 차량 주문은 1월에 생산된 물량의 2배에 달했다.
완성차 업체들도 가격을 인하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머스탱 마하-E의 가격을 최대 8.8% 인하한 포드가 대표적이다. 현재 미국 전기차 시장 내 테슬라의 점유율은 약 65%다. 나머지 35%가 점유율을 나눠 갖는 형태다. 테슬라의 가격 정책에 다른 업체가 따라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자연스럽게 실적은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 자료사진. [헤럴드DB] |
테슬라의 이번 가격 인하는 해외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초 5.6%의 가격 인하를 단행한 한국 시장에서도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제기된다. 올해 국내 전기차 보조금은 5700만원 미만에 100%를, 5700만원 이상∼8500만원 이하에 50%를 지원한다.
모델3는 가격 인하 후 5999만원의 판매가로 보조금을 50%(260만원) 지급받는다. 판매가를 299만원 이상 내리면 100% 보조금이 지급된다. 고객은 5000만원 초반대에 모델3를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지방 보조금이 추가되면 3000만원대 중반까지 가격이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초창기 테슬라 모델3 출시 당시처럼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이뤄질 수도 있다”며 “전기차 판매에 집중하는 업계 입장에선 테슬라의 가격 정책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테슬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을 인하하면서, 최근 전기차 판매에 주력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달부터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아이오닉6’가 세액공제를 받지 못해 테슬라 동급모델보다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지 소식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북미에서 생산·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는 IRA에 경쟁업체의 가격 인하까지 겹치면서 현대차·기아의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현대차그룹 입장에서는 북미 생산라인을 빠른 시간에 완공하기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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