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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일 ‘사상 초유’의 정치…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 정치]
이재명, 현직 제1야당 대표로 첫 檢출석…두 번째 소환장
이준석 與대표 첫 윤리위 중징계…전대 ‘윤심 논란’ 이례적
尹, 사상 첫 시정연설 野보이콧…‘비속어’ 논란에도 몸살
'성남FC 후원금' 의혹을 받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으로 출석하기 전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지난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사에 응하기 전 발표한 입장문의 도입부다. 이 대표는 이날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12시간 넘게 조사를 받았다. 전례 없던 현직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출석에 지도부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동행했고, 지지자와 시위대가 몰리며 소란이 벌어졌다.

정치권에서 연일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5월 정부 출범 이후 여야를 불문하고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정치권을 향한 관심도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현직 제1야당 대표의 검찰 출석…2번째 소환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6년부터 약 3년간 기업 6곳으로부터 후원금 160억원을 걷고, 그 대가로 건축 인허가 등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다. 이 대표는 최근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이어 ‘위례·대장동 의혹’ 관련 수사에서까지 소환장을 받은 상태다.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두 번 출석해야 하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대장동 의혹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대장동 사업에 뛰어든 민간사업자들에게 택지 분양수익 4054억 원 등 7886억 원의 막대한 수익을 챙기게 하는 대신 성남시에 손해를 입혔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대장동 사업보다 앞서 진행된 위례 신도시 사업과 관련해서도 2013년 측근인 정진상 당시 비서관 등이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설 연휴가 지난 뒤 이 대표의 출석을 통보했는데, 이 대표가 두 번째 출석에도 응할지는 미지수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 토론회에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소환 조사에 응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대통령이 취임 6개월이 지날 때까지 야당 대표와 대면하지 않은 것도 처음이다. 이 대표는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영수회담 개최를 제안했는데, 당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지난해 7월5일 이준석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비공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대표실로 이동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집권여당 대표 윤리특위 제소·대통령 ‘비속어 보도’ 파문도 최초

전례 없는 일들은 여권에서도 일어났다. 헌정 사상 첫 30대 당대표에 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해 7월 집권여당 대표로서 처음으로 당 윤리위원회에서 중징계를 받았다. 보수 성향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가 2021년 말 ‘이 대표가 2013년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발단이었다. 가세연의 강용석 변호사가 이 대표를 윤리위에 제소했고, 윤리위는 그로부터 7개월 뒤 ‘당원권 6개월 정지’ 결론을 내렸다.

이 대표는 지난해 10월 ‘당원권 1년 정지’라는 추가 징계를 받기도 했다. 비대위 체제를 둘러싼 갈등에서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을 비판하면서 사용한 ‘양두구육’ 등의 표현이 “당에 대한 유해한 행위”라는 윤리위 판단에 따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내부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로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 화면이 유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에는 3·8 전당대회를 앞둔 당권주자 경쟁을 놓고도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른바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 후보’ 논란이다.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 ‘100% 당원 투표’를 새롭게 도입했는데, 윤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유승민 전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나경원 전 의원도 출마 가능성이 높아질 즈음 ‘반윤’ 꼬리표가 붙었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출마 선언 후 표싸움을 한 적은 있지만, 출마하기 전부터 이런 적은 처음”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민주당이 불참을 선언하며 사상 초유의 보이콧 사태를 맞았다. 제1야당이 대통령 시정연설이 열리는 본회의장에 참석하지 않은 첫 사례다. 민주당은 검찰·감사원의 전방위적 수사·감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당시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한 사과 또한 요구했다. 지난해 9월 미국 순방 당시 유엔 총회장을 빠져나오며 윤 대통령이 한 발언을 놓고 언론과 진실 공방이 벌어진 사건이다. 당시 MBC는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고 발언했다고 보도했고, 대통령실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해명하면서 왜곡 보도를 주장했다. 외교부는 최근 MBC를 상대로 정정보도를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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