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구독 서비스’ 연내 출시
스타트업도 간편하게 RE100 참여
김종규 식스티헤르츠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중구에서 개최된 ‘스타트업 ESG와 재생에너지 사용’ 포럼에서 스타트업이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법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식스티헤르츠 제공] |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에너지IT 기업 식스티헤르츠가 스타트업 등 소규모 기업들도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재생에너지로만 생산한 전기를 쓰겠다는 캠페인, 이른바 ‘RE100’에 참여하려면 우리나라 기업은 한국전력공사에 웃돈(녹색 프리미엄)을 주고 사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자체 건설하는 방법, 재생에너지 인증서(REC)를 구매하는 방법 중 택해야 했다. 전력 사용량이 적은 스타트업 등은 이들 제도를 이용하기 어려웠는데, 앞으로는 서비스 구독을 통해 간편하게 재생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식스티헤르츠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의지가 있는 회사들이 모여 단체로 REC를 구매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스타트업 등 소규모 기업들이 그룹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소와 계약을 한 뒤,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나눠 가져가는 형식이다.
현재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방법은 크게 4가지로 나뉜다. ▷REC를 구매해서 재생에너지 조달 이력을 인정받는 방법 ▷발전 사업자와 직접 일대일 계약을 하는 방법(PPA) ▷한전의 녹색 요금제 이용 ▷직접 발전소 건설 등이다.
이 중 스타트업으로선 REC 구매가 가장 현실적이다. PPA 계약은 기본적으로 장기 계약을 맺어야 해 비용 부담이 적지 않고, 직접 발전소를 건설하는 방법은 전담 인력과 인프라가 필요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가장 손쉬운 것이 녹색 요금제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이 제도는 실제 재생에너지를 이용했다기보다는 관련 인프라에 투자했다는 의미가 강해 명분이 퇴색된다.
하지만 REC 구매 역시 스타트업으로선 만만치 않았다고 식스티헤르츠는 설명한다. 우선 에너지관리공단의 거래 플랫폼에 가입하는 데에만 2주 이상이 소요되고, 이 과정에서 건물 관리자 측으로부터 전기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가에 대한 정보를 확인해 제출해야 한다. 만약 공유오피스에 입주한 스타트업이라면 플랫폼 가입 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봉착하는 셈이다.
이밖에도 ▷인터넷 브라우저로는 익스플로러(엣지)만 사용해야 하는 점 ▷스타트업이 사용하기에 적정한 소량 매물을 찾기 어렵다는 점 ▷재생에너지 가격의 변동폭이 커 언제 얼마나 구매해야 하는지 결정하기 어렵다는 점 ▷구매 이후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 등이 거론된다.
식스티헤르츠는 이같은 어려움을 겪지 않고도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전력 사용량이 적어 발전소와 단독으로 계약하기 어려운 문제는 그룹 계약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장기 계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문제는 월 혹은 연 단위 구독 방식을 도입해 대응할 수 있다.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 재생에너지 구매 과정을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할 필요도 없다.
식스티헤르츠 관계자는 “중간에 구독을 해지하는 회원들도 있겠지만, 회원 수나 구독 용량이 일정 수준을 계속 유지한다면 시도해볼 만한 서비스”라며 “스타트업들 입장에서는 재생에너지 사용을 간단하게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식스티헤르츠는 환경 파괴 없이 직접 지역에 발전소를 건설해 전기를 생산하는 소규모 사업자들과 스타트업을 연결할 계획이다. 지난 15일 식스티헤르츠는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재생에너지 공급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전국시민발전협동조합연합회는 국내 최대의 에너지 협동조합 연합 단체로, 60개 이상의 에너지 협동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들은 약 180개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총조합원 수는 1만3000여 명에 이른다.
hum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