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선정 3대 위험요인
대만·우크라이나 긴장고조
무력충돌시 대응 준비해야
블룸버그가 최근 전세계 전문가 9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22년 가장 큰 시장 위험으로 인플레이션(31%), 코로나바이러스 변이(26%), 전쟁(23%) 등 3개가 꼽혔다. 1,2위는 이미 익숙한 주제이지만 3번째가 눈길을 끈다.
중국과 대만의 무력충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전쟁이 그리 쉽지 않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아서다. 하지만 대만(8.6%), 우크라이나(4.7%) 등 갈등 지역을 위험요인으로 꼽은 응답까지 합하면 전쟁 관련이 최소 36%로 가장 높아진다.
전쟁은 가장 큰 경제적 사건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 분쟁지역은 지정학적으로 뿐 아니라 지경학(geo-economics)적으로도 상당히 중요하다.
소련 붕괴 이후 유럽연합(EU)과 나토(NATO)는 지속적으로 팽창했고, 특히 러시아 서남부를 파고 들었다. 흑해를 통한 러시아의 해양진출을 막기 위해서다. 우크라이나는 세계적 곡창지대다. 러시아의 식량 안보와도 연결된다. 러시아는 유럽지역 난방과 발전의 핵심에너지원인 천연가스(LNG)를 공급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미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해 부동항(不凍港)을 확보함으로써 흑해 진출 통로를 확보했다. 미국과 서방은 우크라이나가 구소련에서 독립할 당시 확보한 핵무장을 해체시켰지만 7년전 러시아군의 침공에는 속수무책이었다. 이후 러시아에 경제제재를 가했지만 갈등의 골만 깊어졌다. 미국과 나토의 첨단전력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러시아는 단 며칠 만에 우크라이나를 점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으로서는 러시아의 군사행동을 더 이상 방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력충돌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중국은 24년 전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 받으며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통한 자치를약속했다. ‘항인치항(港人治港·홍콩은 홍콩인이 다스린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 원칙을 내세우며 지난 2년에 걸쳐 홍콩의 권력을 장악했다. 약속을 무시당한 영국은 아무런 제동을 걸지 못했고, 미국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제 중국이 눈을 돌릴 곳은 대만이다. 중국이 미국과 직접 군사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대만에 무력을 동원할 가능성은 그보다 훨씬 높다. 중국으로서는 이 때 미국의 개입을 저지하는 게 중요하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저고도로 음속의 5배 이상의 속도로 날아 목표를 타격하는 무기다. 현대전의 양상을 완전히 뒤바꿀 만한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중국도 최근 개발에 성공했다. 중국이 이를 실전배치하면 미국의 항모전단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중국이 대만을 건드려도 전면전을 각오하지 않는 한 미국이 끼어들기 어렵게 된다. TSMC를 보유한 대만은 글로벌 반도체 생산기지다. 대만이 중국의 영향권에 들어가면 전세계 산업의 가치체계가 흔들리게 된다.
내년 증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하지만 인플레나 코로나 변이로 시장이 10~20% 이상 조정받는 상황이 나타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중간 대치눈 날로 첨예해지고 있고, 패권을 잃은 러시아의 울분도 날로 커지는 모습이다. 고조된 갈등이 평화적으로 해소된 사례는 역사적으로 드물다. 내년 투자전략에서는 전쟁의 변수도 꼭 고려해야 할 이유다. 예상되는 파장 등을 사전에 고려해 만에 하나 충돌사태가 발발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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