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 인간 태동기 거쳐, 내년 현실세계 넘나드는 본격 성장기 진입
싱가포르 쇼핑몰에 등장한 IT기업 CGI테크놀로지가 만든 가상인간 래(Rae) [유튜브] |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가상 여성, ‘진짜’ 쇼핑몰에 나타났다?”
모니터와 스마트폰 속에만 존재하던 가상인간(Virtual Human)들이 현실 공간까지 넘보고 있다. 메타버스, 증강현실(AR) 등의 기술을 접목해 가상 인간과 실제 한 공간에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일부는 현실 공간에 모니터를 설치해 진짜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으며 ‘사람’이 하는 하는 일까지 넘보고 있다. 가상 인간의 활동 영역이 현실 세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올해 가상 인간의 태동기를 거쳐, 내년부터는 현실 세계를 넘나드는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 전망이다. 사회 각 분야에서 가상 인간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CGI테크놀로지의 가상인간 래(Rae). [유튜브] |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 현지 쇼핑몰 후난몰(Funan Mall)에 가상 인플루언서가 등장해 큰 화제가 됐다. 싱가포르의 IT기업 CGI 테크놀로지가 선보인 ‘래’(Rae’)라는 이름의 여성형 가상인간이다. 쇼핑몰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해 투입됐다. 쇼핑몰을 구현한 메타버스 공간에 들어가면 마치 같은 공간 안에 있는 것처럼 고객들을 반긴다.
후난몰 관계자는 “쇼핑몰 방문객들이 현실과 가상공간을 연결하는 마법 같은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일본 의류업체 직원으로 투입된 가상인간 아데라(Adera). [아마리 빈티지] |
가상 인간을 현실로 끌고 오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일본에서는 ‘아마리 빈티지’라는 의류 브랜드가 가상 인간 아데라(Adera)를 직원으로 투입했다. 매장 내 모니터를 통해 제품 정보나 패션 조언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실감콘텐츠 기업 노보더제트(NOBORDER.z)는 캐논(Kanon)이라는 이름의 자사 가상 인플루언서를 지난 9월 세계적인 패션쇼 ‘밀라노 패션위크’에서 선보이기도 했다. 내년 밀라노 패션워크에서는 가상 인간 모델만 등장하는 새로운 메타버스 패션쇼도 열린다.
가상 인간 정보사이트 버츄얼휴먼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 등록된 가상 인간 수는 12월 기준 187명이다. 이는 10월 122명과 비교해 65명 늘어난 수준이다.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 기술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가상 인간의 숫자는 앞으로 더욱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r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