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6시간에 500원’, ‘ 드라마 한편 200원에 팝니다’

넷플릭스, 티빙 등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이용자들 사이에서 서비스 ‘계정 공유’를 넘어 ‘계정 쪼개 팔기’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OTT의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늘어나는 구독료를 줄이기 위한 ‘꼼수’로, 자칫 불법 공유로 인한 처벌까지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OTT 이용자들 사이에선 각종 콘텐츠의 단편 또는 시간 ‘쪼개 팔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세는 다양하다. 2시간에 200원, 3시간엔 300원 등 시간당 가격이 매겨지거나 방송 콘텐츠 또는 영화 한 편씩 볼 수 있게 계정을 사고 다시 반납한다. 거래한 이용 시간이 지나면 비밀번호를 바꿔 계정을 막아 놓는 식이다. 낯선 사람끼리 가격을 분담해 월간·연간 구독계정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이용자끼리 콘텐츠 ‘판매’가 이뤄지는 셈이다.

국내 시장에 진입한 OTT의 수가 많아지면서 각 OTT의 주요 콘텐츠만 이용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탓이다. 국내에선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 왓챠,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 등의 OTT가 서비스 중이다. 각 OTT별로 오리지널 콘텐츠 등을 제작해 콘텐츠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특정 OTT 계정을 가지고 '쪼개팔기'가 이뤄지고 있다. 국내 한 커뮤니티의 게시물

월 구독을 해야만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의 변화도 이같은 현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티빙의 경우 OTT의 이용권을 구독하지 않으면 드라마나 영화를 단편으로 구매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한 회를 보기 위해선, 최소 1만3900원의 월간 이용권을 구독해야 하는 식이다.

직장인 A씨는 “티빙, 넷플릭스, 웨이브 3개의 OTT를 구독하고 있다”며 “그래도 보고싶은 콘텐츠가 너무 많아 인맥을 활용해 빌리지만, 그것 마저 부족할 땐 커뮤니티를 통해 낯선이에게 계정을 빌리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국내 OTT 티빙에서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을 보기 위해선 이용권을 구독해야 한다. 티빙 애플리케이션(앱)

하지만 국내 법은 이용권 계정을 비롯해 콘텐츠 불법 공유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저작권법은 저작재산권과 재산적 권리를 복제·공연·공중송신·배포·대여 방법으로 침해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정당한 권한 없이 기술적 보호조치를 제거·변경하거나 우회하는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국내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OTT는 약관을 통해 가족·친인척·친구 등 긴밀한 관계에 대한 계정 공유는 허용하지만, 금전을 대가로 제3자에게 공유하는 행위는 금지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업계에선 성행하고 있는 ‘계정 쪼개팔기’에 대해 인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OTT 관계자는 “불법 계정공유가 성행하는 걸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