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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걷는 게 빠르겠네” ‘불금’ 택시 대란에 ‘폰’ 잡고 발 동동
금요일 밤 심야버스에 승객이 꽉 차 있다. [독자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택시 호출 앱 3개를 돌려도, 몇 만원 더 비싼 택시를 불러도 택시가 안 잡히네요. 결국 심야버스 타고 집에 가는데, 저 같은 사람이 넘쳐서 ‘역대급 만원 버스’였습니다. 아무리 ‘위드 코로나’라도 택시가 이렇게 안 잡힐 수 있나요?”

11월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 시작 이후 심야 ‘택시 대란’이 지속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택시 기사가 2만명 이상 줄어든 데다 심야 이동 수요가 겹치면서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화된 탓이다. 길거리에서 택시를 잡는데 실패한 시민들은 필사적으로 택시 앱 ‘호출’ 버튼만 누르고 있다.

26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11월 들어 금·토요일 택시 앱 이용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주 금요일인 19일 일간 활성이용자수(DAU)는 162만명으로, 최근 3개월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추석 연휴였던 9월 17일(161만명)보다도 많다. 토요일이었던 20일 DAU는 158만명이다. 우버와 티맵 모빌리티의 합작 회사 우티(UT) 앱 이용자는 ▷19일 6만 5000여명 ▷20일 5만 6000여명이다.

심야 시간 강남역 인근 [헤럴드DB]

위드 코로나 택시 대란은 예상된 상황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코로나19로 일을 그만 둔 택시 기사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택시 기사는 24만 1712명이다. 2019년 12월(26만 7189명) 대비 2만 5468명(9.5%)이 줄었다.

택시 대란에 시민들은 ‘비싼 택시’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탄력 요금제가 적용되거나, 기본 요금이 높은 카카오T 브랜드 택시 이용률이 급증했다.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11월 첫째·둘째주 심야 피크시간대(오후 10시~오전 2시) 일 평균 호출 수는 ▷카카오T블루 65% ▷카카오T벤티 176% ▷카카오T 블랙 309% 증가했다. 새벽 시간대(오전 2~7시) 호출 증가율은 더 극적이다. ▷카카오T블루 71% ▷카카오T벤티 212% ▷카카오T 블랙 2899%다.

이에 서울시는 개인택시 운행 3부제를 일시 해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개인택시는 가, 나, 다로 근무일이 정해져 있어 2일을 근무하면 하루는 근무할 수 없었다. 서울시는 3부제 해제로 약 2000대의 택시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3부제 해제는 2019년 이후 2년 만이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에 따르면 3부제가 해제된 16~17일 심야 시간(오후 9시~오전 4시) 시간 당 택시 수는 1만 1106대. 전주 1만 237대 대비 869대가 늘어나는데 그쳤다. 2019년 심야시간 평균치는 2만 2070대였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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