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에서 방영 예정인 마동석 출연 영화 '이터널스' [마블스튜디오 제공]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마블 신작도 재미 없어! 디즈니플러스, 아이언맨 빼면 볼 게 없네”
마블의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작 ‘이터널스’가 혹평을 받으며 OTT 디즈니플러스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오징어게임’, ‘지옥’ 등 로컬 콘텐츠의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넷플릭스와 달리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마블)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디즈니플러스는 구독자 수 유지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실제 디즈니플러스 이용자는 눈에 띄게 줄고 있는 상황이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2일 출시 당시 60만명에 육박했던 DAU(1일 사용자 수)는 21일 39만9426명으로 9일만에 20만여명이 떨어져 나갔다.
약 2억달러(한화 가치 2360억원)의 투자를 받으며 한국 배우 마동석까지 출연해 기대를 모았던 영화 ‘이터널스’가 누적 관객수 246만5867명을 기록했지만 정작 영화를 본 이들은 각박한 후기를 쏟아내고 있다. 네이버에서 ‘이터널스’의 별점은 10점 만점에 6.51점에 불과한데다 각종 커뮤니티에선 이 영화를 두고 ‘안 본 눈 산다’, ‘돈 많이 들인 파워레인저(아동용 특수 촬영 드라마) 같다’ 등의 평가가 쏟아진다.
영화 '이터널스'의 한 장면[마블엔터테인먼트(Marvel Entertainment) 유튜브 갈무리] |
이에 디즈니플러스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기대감도 같이 하락중이다. 디즈니플러스에는 ‘이터널스’를 비롯한 마블의 후속작들이 수급될 예정인데, 영화에 등장한 히어로들의 스토리가 영화를 기다리던 ‘팬심’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직장인 A(30)씨는 “마블 1세대 히어로들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신작에 대한 실망감도 컸다”며 “후속작도 이처럼 실망스러우면 향후 마블 시리즈에 대한 기대 없이 디즈니플러스 구독도 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다양한 라인업 중에서도 디즈니플러스 고객을 유인하는 건 단연 ‘마블’ 팬덤이다. 온라인 콘텐츠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국내 디즈니플러스 영화 부문 ‘톱 3’는 모두 마블 제작 영화로 구성된다. 드라마 역시 1위, 2위, 4위 모두 ‘록키’ 등 마블 작품이 차지한다.
각 국가 고유 콘텐츠를 생산하는 넷플릭스와 달리 마블 등 기존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콘텐츠에 의존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가 전략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1~2년에 한 번씩 나오는 마블 영화 및 드라마 콘텐츠로는 충성 고객을 잡아두기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반면 전 세계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에 역대급 투자를 퍼붓고 있는 넷플릭스는 승승장구 하는 모습이다. 올해 초 신규 구독자수 증가세가 ‘주춤’하며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지난 9월 ‘오징어게임’을 시작으로 신작 ‘지옥’까지 흥행에 성공하며 지난 3분기 신규 구독자수가 438만명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영화 ‘오징어게임’ 포스터[헤럴드DB] |
2018년부터 작년 말까지 20억달러(2조2000억원)의 투자를 진행한 결과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업계는 넷플릭스가 아시아 오리지널 콘텐츠에만 올해 한 해 최소 10억달러(1조1000억원) 이상 투자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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