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삼성 스마트폰 없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사세요” (미국 통신 매장)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미국에서 엄청난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현지 일선 스마트폰 대리점에서는 “팔고 싶어도 팔 제품이 없다”며 아우성이다. 물량 부족으로 미국내 스마트폰 점유율에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 일부 통신사에서는 중국 스마트폰을 삼성 스마트폰 대안으로 판매하고 있다.
24일 미국 무선통신 관련 시장조사업체 Wave7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칩셋 부족 사태로 큰 물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애플 아이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만 급격히 오르고 있다. Wave7은 미국의 3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 ▷AT&T ▷T-모바일의 애플 아이폰 판매 비중이 10월을 기점으로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갤럭시S21 시리즈. 왼쪽부터 갤럭시S21울트라, 갤럭시S21+, 갤럭시S21 [삼성전자 제공] |
버라이즌의 경우 6월에 61%였던 아이폰 점유율이 10월에 72%로 증가했고, AT&T는 6월 69%에서 10월 76%로 늘었다. T-모바일은 6월 58%에서 10월 66%로 비중이 커졌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전자 갤럭시폰 판매 비중은 30%대 안팎에서 20%대로 크게 감소했다. 버라이즌은 33%에서 23%로, AT&T는 29%에서 20%로, T-모바일은 31%에서 26%로 판매 비중이 줄어들었다.
조사에 참여한 3사 통신사 현지 매장 담당자 40명은 이같은 원인이 “갤럭시폰 물량 부족”이라고 입을 모았다. 특히 삼성전자 모델 가운데서는 갤럭시S21울트라의 인기가 가장 높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심각한 공급난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장 담당자는 “(물량이 있었을 때가) 모세의 기적”이라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아이폰13 [애플 제공] |
삼성전자의 물량 부족에 수혜를 보는 업체는 애플 뿐만이 아니다. 현지 매장에서는 삼성 스마트폰을 찾는 이들에게 대안으로 그동안 안팔리던 중국 스마트폰을 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픽셀폰도 10월 들어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대로 6월 대비 평균 1%포인트 가량 올랐다.
이같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칩셋 등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불거진 칩셋 공급난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생산 차질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1위 수성에도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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