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앱 재생 화면. [박지영 기자/@park.jiyeong]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시끌벅적 디즈니, 실상은 토종 OTT만도 못하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디즈니플러스(+)의 초반 기세가 신통치 못하다. 지난 12일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이용자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의 막강한 IP를 바탕으로 넷플릭스를 잡을 ‘대항마’로 지목됐지만 불편한 사용자 환경(UI)과 콘텐츠, 자막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2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디즈니 플러스의 일간 활성 이용자수(DAU)는 12일 59만명에서 19일 41만명으로 감소했다(안드로이드·iOS 기준). 서비스 개시 일주일 만에 18만명이나 줄어든 셈이다. 통상 금요일은 주말을 앞두고 OTT 이용자가 평소보다 증가한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는 12일 305만명에서 18일 350만명으로 45만명 증가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한국 콘텐츠 ‘지옥’이 공개되며, 최근 한 달 중 가장 높은 DAU를 기록했다. 토종 OTT인 웨이브와 티빙은 18일 각각 124만명, 97만명 DAU를 기록했다. 글로벌 OTT임에도 국내 OTT만도 못한 성적을 거둔 셈이다.
디즈니플러스 핵심 브랜드 소개. [디즈니코리아 제공] |
디즈니+는 지난해 12월 한국 시장 공식 진출을 선언한 뒤, 약 1년 만에 서비스를 선보였다. 막강한 콘텐츠 라인업과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디즈니+는 ▷디즈니 ▷픽사 ▷마블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6개 핵심 브랜드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월 9900원(연간 9만 9000원)으로, 넷플릭스 대비 저렴하다. 넷플릭스는 1만 4500원이던 프리미엄 요금제를 1만 7500원으로 올릴 예정이다. 월 이용료가 넷플릭스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상륙 직후부터 불친절한 앱 환경, 엉터리 자막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특히 뜻을 아예 잘못 해석하거나, 몰입도를 떨어트리는 비문과 오역에 불만이 빗발쳤다. 사용 편리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자막 크기와 배경, 위치 설정 등 편의 기능이 없다. 다른 OTT에는 존재하는 ‘다음 화 보기’, ‘에피소드 회차 정보’도 없거나 부족하다. IPTV의 경우 콘텐츠 재생 중 원하는 시점으로 건너뛰는 기능도 없다.
디즈니플러스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 중 한 장면. 원문은 “괜찮으시면 저희랑 함께 성에 가시지 않을래요?(You’re welcome to join us in the castle if you’d like.)” [출처 네이버 지식인] |
2016년 넷플릭스가 국내 진출 초기에 받았던 비판과 유사하다.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크게 성공한 이후 진출한 글로벌 OTT인만큼, 같은 문제를 반복한 것은 ‘준비 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뿐 아니라 토종 OTT도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국내 이용자의 ‘눈’이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디즈니+의 경쟁력은 막강하지만 단시간 안에 한국 시장을 파고들기는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디즈니플러스의 글로벌 유료 가입자 수는 1억 1810만명이다. 3분기 가입자는 210만명으로 2019년 11월 서비스 출시 이후 역대 최저치다. 넷플릭스는 3분기 유료 가입자가 438만명 증가, 글로벌 가입자 2억 1360만명을 기록했다.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