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론장 만드는 것이 첫 걸음
아바타로 만날 기업협의체 구축
이벤트·교육·업무 플랫폼으로 확장
류성택 현대퓨처넷 대표 |
현대퓨처넷이 전남 여수시에 선보인 국내 최대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아르떼 뮤지엄 오션’.[현대퓨처넷 제공] |
“메타버스 시대에 걸맞은 역량을 갖추고도 아직 답을 찾지 못한 기업들이 많은데, 이들이 함께 모여 고민할 플랫폼도 메타버스로 구축할 수 있지 않을까요?”
류성택 현대퓨처넷 대표는 18일 헤럴드경제와 만나 메타버스 사업에 대한 구상을 이같이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퓨처넷은 지난해 방송(SO)·통신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한 뒤 디지털 사이니지, 기업 메시징 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디지털 사이니지 사업을 토대로 ‘실감형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메타버스 사업 역시 실감형 콘텐츠의 확장판이다.
류 대표가 구상한 현대퓨처넷식 메타버스의 첫발은 공론장을 구축하는 것이다. 단순히 메타버스라는 유행에 급하게 사업 아이디어를 내놓기보다는,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기회를 잡고자 하는 기업들을 한데 모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류 대표는 “메타버스 테마와 엮여 주가가 급등한 기업들이 많지만, 들여다보면 요인이 불투명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당장 시선을 끄는 아이템을 내놓기보다는, 기업끼리 활발하게 토론하고 서로 필요한 기능을 요청하는 과정 자체에서 더 큰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봤다”고 기대했다.
글로벌 메타버스 콘퍼런스 ‘Coming-M 2021’은 이같은 고민의 결과물이다. 코리아헤럴드와 현대퓨처넷이 주최해 지난 15일부터 닷새 동안 이어지고 있는 Coming-M 2021은 11개국 50여개 기업이 참여한 인터렉티브 메타버스 콘퍼런스다. 텐센트로블록스, 틱톡의 첫 메타버스 투자사인 코드뷰, 유엔협회세계연맹 등이 가상의 같은 공간에서 서로 음성으로 대화하며 아이디어를 공유했다. 아바타를 통한 인터뷰가 이뤄지기도 했다.
류 대표는 “차후 우리 콘퍼런스를 통해 함께 하고 싶은 기업들을 모아 MFA(Meta Future Alliance)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대기업, 글로벌 기업, 창업기업 모두 서로가 필요로 하면 평등하게 만나고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교류를 이어가고 자료를 공유하며 사업 계약까지 체결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포부다.
류 대표는 Coming-M을 이벤트, 교육, 업무 분야의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대퓨처넷 스스로도 사업 기회를 포착해 플랫폼을 에듀테크 등 신사업 기반으로 발전시킬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 참여 기업 중 한 곳인 스마트토이 업체 엑스오플레이와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현대퓨처넷은 엑스오플레이와 함께 증강현실(AR) 완구를 통한 언어발달 치료 등 교육 사업을 검토 중이다.
Coming-M플랫폼은 현대퓨처넷이 최근 주력하고 있는 ‘실감형 콘텐츠 사업’과도 연계된다. 영상콘텐츠, 음향, 디스플레이에 AR(증강현실), 홀로그램 등 디지털미디어 신기술을 결합해 이용자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서비스다. 앞서 현대퓨처넷은 디지털콘텐츠 전문기업인 디스트릭트와 손잡고 전남 여수에 국내 최대 실감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을 선보이기도 했다.
류 대표는 “건물 내·외부에 사이니지를 설치하는 것이 가치상승에 큰 기여를 하는데, 메타버스 공간도 마찬가지”며 “사람들로 하여금 탄성이 나오게 해야 오고 싶어지고, 머물고 싶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
hum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