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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주식 위험해요?” 한국 대표 게임 왜 천덕꾸러기 됐나
[엔씨소프트, 아이클릭아트]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엔씨소프트가 신작 게임을 출시할 때마다 요동치는 주가로 인해 주식시장의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올해 준비한 대작 게임들 모두 출시 직후 회사 주가를 급락시켰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투자자들이 게임 출시일에 맞춰 몰려드는 등, ‘신작 역효과’를 기대하는 세력까지 생겨날 정도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거래량은 8만2660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엔씨소프트 일별 공매도 거래량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공매도란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이 주식을 빌려서 매각한 다음, 실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매입해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 기법이다.

[한국거래소]

지난 4일은 엔씨소프트의 올해 최대 기대작인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W’가 출시된 이후 첫 거래일이었다. 즉 리니지W가 세상에 공개된 직후,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에 올들어 가장 강하게 힘이 실렸던 것이다. 실제 엔씨소프트 주가는 리니지W 공개 이후 3거래일 동안 5% 이상 떨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올들어 공매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날은 언제일까. 공교롭게도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MMORPG 기대작 ‘블레이드앤소울2(이하 블소2)’가 출시된 뒤 첫 거래일인 지난 8월 26일이었다. 이날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거래량은 12만189주에 달했는데, 지난 2017년 11월 이후 약 3년 9개월 만에 최대 규모였다. 블소2 출시 이후 회사 주가는 1주일 동안 20% 이상 급락했다.

눈에 띄는 점은 공매도 거래량이 급증한 것이 비단 ‘출시 이후’ 실망감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리니지W 출시 이틀 전인 지난 2일, 엔씨소프트의 주식을 공매도한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공매도 잔고)은 약 64만주까지 치솟았다. 지난 한달 일평균 공매도 잔고의 3배에 육박한다. 직전 기대작인 블소2의 사례를 학습한 투자자들이, 리니지W를 놓고서는 출시 이전부터 주가 하락에 베팅하고 나섰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리니지W 게임 이미지 [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의 주가가 신작 출시 때마다 출렁이는 것은 ‘리니지식 과금 모델’에 대한 게임 이용자들의 거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시리즈는 이용자 간 경쟁을 과도하게 부추기고, 캐릭터를 강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고액의 결제를 유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올해 내내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 조작 논란이 이어지면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더 이상 리니지식 콘텐츠를 소비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블레이드앤소울2와 리니지W가 출시 직후 혹평을 받았던 것 역시 ‘기존 리니지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 때문이었다.

하지만, 리니지식 콘텐츠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부정적 평가가 실제 매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실제 리니지W는 출시 이틀 만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출시 첫날 하루 매출 규모는 17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국내 게임 역사상 최고 기록을 유지해 온 리니지M(2017년 출시 당시 107억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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