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강남역 인근. [사진=최준선 기자/human@]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벌써부터 택시 잡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집에 가려면 카카오T 부를 수밖에요.”
이번주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전환됨에 따라 택시 등 모빌리티 수요도 폭증하고 있다. 야밤 택시 잡기도 쉽지 않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 오후 10시 전후에 집중됐던 택시 승차난은 규제 완화와 연말 등이 겹쳐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독과점 및 수수료 논란이 불거졌던 카카오 택시. 업계에선 그야말로 미운오리새끼다. 하지만 이용자들은 연말 대란에 ‘없어선 안될 앱’이라며 카카오 택시를 적극 옹호하고 있다.
2일 서울시 공공데이터 따르면, 지난 금요일(29일) 주요 지하철역 승하차 인원수는 전주(22~23일)대비 많게는 40% 가까이 많았다. 이태원역은 3만341명으로, 전주(2만2133명)대비 37% 늘었다. 홍대입구역 14만808명, 강남역 16만8666명으로, 전주 대비 각각 6%, 2.8% 증가했다.
핼러윈 데이를 하루 앞둔 지난 10월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를 찾은 시민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다. [연합] |
1일부터 거리두기 규제가 완화되면서 그에 따른 기대감으로 저녁 약속이 늘어난 걸로 추정된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연말 연시 시즌이 되면 모임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용자들은 벌써부터 ‘귀갓길 대란’을 우려하고 있다. 매년 고질적으로 반복되는 문제지만, 올해엔 억눌렸던 모임 수요가 폭발하며 택시 승차난이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영업시간이 제한됐을 때에도 길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오후 10시 전후로 이용자가 쏟아지면서 특정 시간에 택시와 대리운전 수요가 몰렸다.
2일 0시 감염 고위험시설에 속하는 클럽이 영업을 마친 뒤 시설 주변 거리 모습. 이날 클럽을 이용한 사람들이 바깥으로 나와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아 시설 종업원들이 나서서 해산을 유도하는 풍경도 그려졌다. [사진=김영철 기자] |
지난 주말 홍대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직장인 안모(30) 씨는 “10시쯤 집에 가기 위해 택시를 잡기 시작했는데 길에서 1시간 정도 소비한 것 같다”며 “이미 택시 승차난이 심한데 연말엔 어떨지 상상도 안 간다”고 말했다.
분당에 거주하는 직장인 최모(45) 씨도 “대리를 이용하려 했는데 평소 가격보다 1만원 정도를 더 불러도 기사님 잡기가 어려웠다”며 “연말엔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나을 거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택시 호출앱 사용량도 점차 늘고 있다. 지난 29일 택시호출앱 ‘카카오T’ 사용자수 290만3600명으로 전주(278만명)와 비교해 4% 가량 증가했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춤했던 택시 이용량이 이번 연말엔 폭발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승차난이 심화되면 호출앱 사용량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 홈페이지] |
추가 요금을 지불해서라도 택시를 배차받으려는 수요도 높다. 카카오 가맹택시인 ‘카카오T 블루’의 배차성공률은 78.5%다. 택시 기사가 승객의 목적지를 알 수 없는 강제배차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다만, 호출이 몰릴때는 최대 3000원(평균 1500원 남짓)의 추가요금이 붙는다.
반면, 일반 택시는 배차성공률이 4.6%(100건 중 95건 거절)에 그친다. “‘불금’에 집에 가기 위해선 유료 서비스를 쓸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편, 택시호출업계는 고질적인 승차난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버(Uber)와 SK텔레콤의 자회사 티맵모빌리티의 합작법인 ‘우티(UT)’는 내년 상반기 ‘사전요금확정제’, 합승 서비스 ‘우티 풀(UT Pool)’, 탄력 요금제 등을 선보일 계획이다. 소위 ‘바가지 요금’을 방지 하기 위해 앱 상에서 사전에 이용 요금을 확정하거나, 수요와 공급에 따라 요금이 조정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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