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기업이 개발하고 있는 자율주행 자동차가 21일(현지시간) 미 인디애나주에서 시험 운전을 앞두고 점검 중에 있다. [AFP] |
지난달 29일 중국 톈진 국제 오토쇼에서 중국 전기차업체 샤오펑의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신화] |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미 정보당국이 미국이 세계 패권을 유지하려면 미국이 보유한 5개의 신기술 유출을 막아야 한다고 경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24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 관리는 미국의 세계 패권은 이 5개 신기술에 달려 있으며, 경쟁국들이 이 기술을 탈취하려 시도 중이라고 강조했다.
미 정보당국은 미국의 신기술이 탈취당하면 세계의 경제적 주도권을 잃는데서 그치지 않고 산업계 전반에서 미국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잃게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5개 신기술에 대해 인공지능, 양자 컴퓨터, 생명과학, 반도체, 자율주행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중국이 철강, 태양광 등의 분야를 휩쓸어 미국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잃은 사례를 들며 주의를 요구했다.
중국이 호주 철도 분야를 싹쓸이 수주한 것 또한 미국이 경계해야 할 사례로 거론됐다.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마이클 올란도 국가정보보안센터(NCSC) 센터장 대리는 “과거 일어났던 일이 다시 일어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기술 주도권을 잃는 경우, 어떤 결과가 예상되느냐’는 질문에 “매우 심각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 분야 기술을 잃으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이 기술 수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NCSC 최근 보고서에는 "이 (5개) 분야 기술은 미국이 앞으로 세계 패권을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경쟁국에 수년 내 패권을 내어줄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문구가 포함됐다.
미 당국은 “5개 모든 분야에서 패권에 도전하는 적성국가들은 법과 규정을 가리지 않고 덤벼들 것”이라면서 “기술을 얻기 위해 기업 인수합병에서부터 해킹, 고전적 수법인 스파이를 통한 정보전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당국은 최근 수개월 동안 학계, 산업계 등의 고위 인사들과 소규모 회의를 잇따라 개최하고 이와 같은 보고서 내용을 공유했다.
CNBC는 “이 보고서 내용은 공적으로 배포된 것이어서 당국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학계와 산업계 인사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수 있었다”고 전했다.
미 정보당국은 미 다수의 민간기업들은 중국이나 러시아 측과 투자협정을 체결하거나 기업 인수합병을 추진할 때 이러한 움직임이 상대국 정부 차원의 전략인지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상대국은 미국 기술 탈취를 위해 그런 방법으로 접근하고 결국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미국 기업을 대체해나갔다고 덧붙였다.
미 정보당국이 우려하는 바는 미 기업들이 이런 일로 일순간 손해를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업계에서 완전히 퇴출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CNBC는 전했다.
에드워드 유 NCSC 혁신기술분야 책임자는 “(적국의 기술 탈취는) 지적재산권 손실에 그치지 않는다”면서 “사업모델 전체를 잃게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건강분야 기술의 취약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근시안적 대처로 인해 어느 날 잠에서 깨보니 우리는 건강 관리라는 마약의 중독자가 되어 있고, 중국이 밀매자가 되는 그런 상황에 놓여 있을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 정보당국은 우선 각자 분야에서 첨단을 달리고 있는 미 학계와 산업계에 이러한 위험성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해외 기업과의 단순한 거래가 나중에 어마어마한 국가적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린다는 취지다.
올란도 센터장 대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서 있는 위치에서 더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면서 “개개인이 봤을 때는 상당히 매력적인 제안이라 할 지라도 미국이라는 전체적 틀에서 볼 때는 절대 이득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왜냐하면 그것은 좋은 투자가 아니라 이러한 거대한 계획의 일환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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