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인플루언서 진출 본격화
XR(혼합 현실) 콘텐츠 기업 엔피가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펜타브리드를 인수했다. 송방호(왼쪽부터)엔피 대표, 박태희 펜타브리드 대표, 박상준 엔피 대표. |
“XR(혼합 현실) 콘텐츠 대표 기업 엔피, 날개 달았다?”
가상 인간(버추얼 인플루언서)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시대다. ‘가상 인간’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할 만큼 생동감 있는 외모, 실제 사람과 대화하는 것 같은 소통 능력, 희로애락을 느끼는 감정까지 진짜와 구분이 안될 정도다. 이미 해외에선 이러한 가상 인간들이 맹활약하며,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관은 물론 ‘세계관’까지 갖춘 가상 인간을 만들기 위해 XR(혼합 현실) 콘텐츠 대표 기업과 디지털 마케팅 기업이 손잡았다.
XR(혼합 현실) 콘텐츠 기업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엔피는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 ‘펜타브리드’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엔피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가상 인간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엔피의 XR 사업 역량과 펜타브리드의 디지털 마케팅 노하우를 결합한다.
펜타브리드는 설립된 지 20주년이 넘는 1세대 디지털 마케팅 대행사다. 소셜 마케팅, 디지털 콘텐츠 제작, 웹 UX·UI 등 디지털 마케팅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LG생활건강 뷰티 브랜드 SNS·디지털 캠페인, 세이브더칠드런 언택트 국제 어린이 마라톤, 키움증권 디지털 마케팅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퍼포먼스 마케팅과 애드테크, 라이브 커머스 등에도 투자 중이다.
펜타브리드는 가상 인간 그래픽 제작과 버추얼 인플루언서 육성을 담당한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생한 가상 인간을 만들고, SNS 활동 등을 통해 ‘세계관’을 구성한다. 성격과 스토리를 갖춘 하나의 인격체로 현실의 소비자들과 소통, 능동적인 버추얼 인플루언서를 키울 계획이다. 엔피는 제작 스튜디오 XR스테이지와 자사 XR 기술·기획력을 바탕으로 버추얼 인플루언서의 활동 무대가 되는 가상공간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버추얼 인플루언서는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싸이더스스튜디오엑스의 가상 인간 ‘로지’는 올해 10억이 넘는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됐다. 로지는 SNS 인플루언서를 시작으로 금융, 패션 업계 광고 모델로 진출했다. 미국의 ‘릴 미켈라’, 일본의 ‘이마’ 또한 명품 브랜드와 기업 광고 모델로 유명하다. 릴 미켈라는 지난해에만 1170만달러, 한화 약 130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피는 영상 제작 업체를 추가로 인수, 버추얼 인플루언서 시장뿐 아니라 쇼비즈니스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다. 엔피 관계자는 “기존에 XR콘텐츠를 활용한 런칭쇼에서 더 나아가 버추얼 인플루언서가 발표자가 돼 직접 제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등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엔피의 메타버스 관련 인프라 구축과 콘텐츠 제작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엔피는 XR콘텐츠 역량을 강화하고 메타버스 관련 사업 진출을 계획 중이다. 올해 초 국내 최초 XR 상설 스튜디오 ‘엔피XR 스테이지’를 완성해 XR콘텐츠 제작 프로세스를 내재화했다. 최고 사양의 미디어 서버와 촬영 장비로 가상 현실 공간을 구축할 수 있다. 모회사 위지윅스튜디오와 YG엔터테인먼트, 네이버와 함께 의정부시 복합문화 융합 단지 내 다목적 스튜디오 개발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12조원 규모였던 XR시장은 2024년 159조까지 10배 이상 급성장할 전망이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