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123rf] |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애플이 중국 산시(山西)성 수재민들을 위한 구호활동과 기금 마련에 나선다.
중국은 애플 제품의 주요 공급망이자, 앱스토어 생태계를 통한 매출액이 미국보다도 많이 발생하는 핵심 시장이다. 이번 수재민 지원이 중국 정부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한 결정 아니냐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내에선 이동통신사에 광고비를 전가하는 등 ‘배짱 영업’을 이어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산시성 수재민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산시성 재해 상황과 관련해 우리는 구호 활동과 재해 복구를 지원하려 한다”며 “애플은 피해를 입은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기부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중국 산시성 수재민들을 위한 구호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웨이보 캡처] |
지난 2일부터 7일까지 산시성 일대에는 이례적인 규모로 폭우가 쏟아졌다. 176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15명이 사망했으며, 경제 손실도 50억3000만위안(약 9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기술기업들의 기부 행렬이다. 현지 매체 펑파이(澎湃) 등에 따르면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바이트댄스 등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산시성 수해와 관련해 내놓겠다고 약속한 의연금은 총 3억위안(약 556억원)을 넘어섰다. 앞서 지난 7월 허난성 수재 때도 마윈과 알리바바 그룹이 총 2억5000만위안(약 464억원)을 기부했고, 텐센트 등도 1억위안식 내놓았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사회 공헌 약속을 두고, 일각에선 중국 공산당이 국정 기조로 내건 ‘공동 부유’ 기조에 순응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알리바바는 ‘공동 부유 10대 행동’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2025년까지 1000억위안(약 18조5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애플이 산시성 재해 복구 기금 조성에 나선 것 역시 중국 정부의 빅테크 규제를 의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애플 앱스토어 생태계는 지난 한해 전 세계에서 643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중 중국 매출이 3000억달러로 절반에 이른다. 주요 제품 공급망이 중국에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애플은 중국 정부 요청에 따라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등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왔다.
[애플 제공] |
하지만 그런 애플 역시 최근 중국 정부의 기술기업 규제 정책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이다. 예컨대 지난달 중국 최고인민법원은 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가 과도하다는 개인 소비자의 소송을 허가했다. 애플의 고용 정책도 도마에 올랐다. 애플이 높은 이익을 내고 있는 기저에는 최저임금보다 적은 수입을 올리는 중국 공장의 조립 노동자들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이클릭아트] |
애플이 중국에서 한껏 몸을 낮추고 있는 반면, 국내에선 애플의 ‘갑질’ 논란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애플코리아가 국내 이동통신사에 매년 최대 300억원의 광고비를 부담시키고 있는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국내법상 세무처리를 감안하면, 애플코리아가 회피한 법인세가 366억~55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앱마켓의 수수료 문제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앱마켓 사업자가 개발자들에게 특정 결제 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이 지난달 전 세계 최초로 도입됐지만, 여전히 애플은 어떻게 준수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법 통과를 주도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국정감사에서 “구글, 애플이 앱 장터 심사 지침 약관에서 특정 결제수단을 강제하는 내용을 유지하고 있다”며 법 위반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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