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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에선 로봇이 배달한다는데...“그럼 배달비도 내려갈까?”
배달로봇 플랫폼 뉴빌리티는 최근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출시하고 실제 운용에 돌입했다. [아이클릭아트, 뉴빌리티]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사람 걷는 속도로 오는 로봇배달..위험하고 느려 보이는데, 배달비는 안 내려가나요?”

사람 대신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풍경이 현실로 다가왔다. 이미 일부 지역에선 건물 내 배달 로봇이 활동하고 있지만, 최근부터는 실외에서도 배달로봇을 마주칠 수 있게 됐다.

일반 소비자들의 관심사는 배달료가 저렴해질 수 있을 지 여부다. 로봇배달이 투입되면 현재 배달기사에게 지급하고 있는 배달비를 아끼게 되는데, 실제 그 효용을 고객들도 누릴 수 있느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는, 현재 활용되는 배달로봇은 따로 배달비를 받지 않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도 고객들이 부담할 배달료는 낮아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로봇 플랫폼 뉴빌리티는 최근 상용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출시하고 실제 운용에 돌입했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팝업스토어를 마련한 치킨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배달로봇 2대를 실제 활용 중이며, 올해 중으로 서울 강남 등 도심지역에 추가로 투입할 예정이다. 도심에서 인도를 달리는 실외 배달로봇이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달로봇 플랫폼 뉴빌리티는 최근 자율주행 배달로봇 ‘뉴비’를 출시하고 실제 운용에 돌입했다. [뉴빌리티 홈페이지 캡처]

현재 도로교통법상 배달로봇은 차도나 인도, 공원에서 운행이 제한된다. 하지만 뉴빌리티의 뉴비는 지난 9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받아, 2년간은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현재 뉴빌리티는 치킨 브랜드 ‘네네치킨’, 편의점 ‘세븐일레븐’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올해 이후 투입 가맹점을 늘려나갈 예정이다.

다만 일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배달로봇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륜차 배달기사만큼 빠르고 안전하게 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실제 뉴빌리티에 따르면, 뉴비의 이동 속도는 시간당 5~6㎞에 그친다. 보행자나 반려동물과 부딪힐 수도 있다. 뉴빌리티는 카메라와 레이더, 초음파 센서, 등 다양한 센서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주변 상황을 인지·예측한다고 설명하지만, 실제 사람이 배달하는 것보다 안정적일지는 미지수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연세로 부근에서 한 라이더가 배달을 하기 위해 골목길을 지나고 있다. [연합]

그럼 배달로봇은 고객에게 어떤 효용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우선 배달비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통상 소비자들은 배달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할 때 3000원 안팎의 배달팁을 내게 된다. 여기에 가맹점이 배달 플랫폼에 낸 배달비를 합쳐 최소 2500원, 최대 1만원 중반까지 사람 배달기사에게 지급되고 있다. 배달로봇을 통하면 이 금액을 아낄 수 있게 된다. 자연스레 배달 고객은 물론 가맹점이 낼 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실제 연수구에 투입된 뉴빌리티의 배달로봇은 단 1원의 배달팁도 받지 않고 있다. 뉴빌리티와 손 잡은 가맹점 역시 별도의 배달비를 내지 않고 있다. 뉴빌리티 관계자는 “향후 배달로봇을 이용하게 될 가맹점들은 월 단위 혹은 건당 배달 서비스 이용료를 내게 될 수 있다”며 “시범 서비스 단계에서는 데이터 확보가 우선이기 때문에 별도 비용은 책정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실내 배달로봇 딜리타워가 서울 영등포구 한화 포레나 영등포에서 배달을 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제공]

앞서 실내 배달부터 시작한 우아한형제들의 로봇도 서울 광화문 일대의 한 오피스 빌딩에서 공짜로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배달을 전혀 하지 않던 카페였지만, 우아한형제들의 배달로봇을 이용해 같은 건물에 자리한 사무실로 배달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일부러 시간을 내 카페로 음료를 가지러 내려와야 했던 입주사 임직원들은 배달의민족을 이용해 편리하게 음료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물론 로봇을 이용함에도 배달비를 그대로 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광화문 오피스 배달로봇 외에도, 서울 영등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동일 건물 내 현관부터 문 앞까지 배달하는 로봇을 운용하고 있다. 배달기사가 아파트 현관에 도착해 음식을 배달로봇에 실으면, 로봇이 직접 엘리베이터 층수를 입력해 고객에게 이동하는 식이다. 이처럼 로봇이 배달 과정 일부에만 관여할 경우에는 기존처럼 배달비를 내야 한다. 대신 배달기사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전반적으로 해당 지역의 배달 인력이 늘어나 배송이 빨라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아직 로봇배달은 실증·시범 단계인 만큼, 로봇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들은 비용을 청구하기보다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배달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달로봇을 통해 입주 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만큼, 건설사나 자산관리사 등과 협업하는 사례도 있다”며 “실증 사례가 늘어날수록 시장도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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