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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징어게임’ 대박 넷플릭스, 정작 한국은 찬밥?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게임'의 한 장면 [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오징어 게임’으로 ‘대박’난 넷플릭스, 정작 한국은 ‘찬밥’ 신세?”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글로벌 흥행을 이어가고 있지만, K콘텐츠 흥행에도 정작 한국이 얻는 이익은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억원에 불과한 법인세, 콘텐츠 흥행에 따른 수익 독식, 망 사용료 등 다양한 영역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넷플릭스 코리아 매출 77%가 수수료…법인세 ‘회피’ 논란

5일 국회 무소속 양정숙 의원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매출 4154억원의 77%에 달하는 3204억원을 넷플릭스 그룹사에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했다. 법인세 납부와 관련이 있는 영업이익률은 2.1%로, 미국 본사의 지난해 영업이익률(18.4%) 대비 상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넷플릭스는 본사와 한국지사 간에 불투명하게 이뤄진 합의에 따라 매출 원가를 지나치게 높게 책정, 한국 매출을 본사 이익으로 귀속시키는 방법으로 한국 내 세금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원가는 3370억으로 대부분이 넷플릭스 그룹사에 지급한 수수료다. 영업이익 산정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그룹사 간 합의에 따른 이전 가격 조건에 따라 이루어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영업이익률이 낮게 책정되면서 넷플릭스가 지난해 국내에 납부한 법인세는 21억에 그쳤다. 넷플릭스는 “한국 산업 및 콘텐츠 업계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국내 법에 따라 부과되는 세금을 성실히 납부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올해 넷플릭스는 지난 해보다 더 높은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8월 넷플릭스에서 결제된 금액은 753억원으로, 전년 동기(424억) 대비 78% 늘었다. 결제자 수 또한 514만명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오징어 게임’ 대박에도…한국은 200억이 끝?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 [넷플릭스 제공]

최근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오징어 게임’이 성공하며 흥행 수익 배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서비스 되고 있는 전세계 83개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 구독자 증가와 주가 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안겼다. 올해 초 구독 가입자 수 증가세가 둔화되며 ‘넷플릭스 위기설’이 제기됐지만, 오징어 게임 흥행으로 한시름 덜게 됐다. 블룸버그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사용자 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넷플릭스) 전세계에서 다운로드 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 또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플릭스는 지난달 30일 주당 619.34달러로 장을 마감, 종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시가 총액은 오징어 게임이 공개된 지난 달 1일 2600억 달러(한화 약 309조원)에서 2700억 달러(한화 약 320조원)로, 2주 만에 약 11조원 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 흥행에 따라 국내 업계가 얻는 직접적인 수익은 사전 ‘제작비’ 수준에 그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대부분은 넷플릭스가 사전 투자를 통해 ‘제작비’를 지급하고, 이를 제작사가 생산하는 구조다.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흥행에 따른 추가 수익은 넷플릭스가 독식하는 구조다. 판권, 저작권 등을 모두 넷플릭스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총 9부작으로 구성된 오징어게임의 제작비는 약 2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5일 진행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도 관련 질의가 이어졌다. 전혜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콘텐츠 제작사는 아무리 유명한 드라마를 만들어도 일정 수익을 거둘 수 없다”며 “외주 제작자와 상생을 위한 가이드라인 계약서를 작성했느냐”고 물었다. 이에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은 “지적재산권 인정하는 부분은 계약서에 포괄적으로 포함된다. 계약은 영업 기밀로 제출은 어렵다”고 답했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에 5조 6000억원의 경제적 효과, 1만 6000명의 고용 효과를 창출했다고 지난 달 29일 밝혔다. [넷플릭스 뉴스룸 캡처]

한국 콘텐츠 업계가 넷플릭스의 ‘하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에, 넷플릭스는 콘텐츠 업계와의 상생을 강조하고 나섰다. 넷플릭스는 최근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열고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2020년까지 총 7700억원을 투자해 5조 600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흥행으로 원작 IP인 웹툰·웹소설의 조회수와 함께 OST 등 관련 콘텐츠 소비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한국 콘텐츠 해외 시청의 절반 이상(영화 64.3%, 드라마 64.2%)이 넷플릭스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해묵은 문제는 망 사용료 무임승차다. 넷플릭스는 구글(유튜브)에 이어 두 번째로 국내 인터넷 망을 많이 사용하고 있지만, 국내 IT 사업자들과 달리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자사 망에 발생시키는 트래픽은 2018년 5월 50Gb㎰ 수준에서 2021년 9월 현재 1200Gb㎰ 수준으로 약 24배 폭증했다. 업계가 추정하는 지난 3년간 넷플릭스의 망 사용료는 약 700억원 상당이다.

park.jiye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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