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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5G 출범 초기엔 20배 빠르다더니…결국 2.5배? 대국민 허풍이 따로 없네.”
5G(세대) 이동통신 서비스 속도가 실제로는 LTE보다 2.5~3.4배 빠른데 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 논란이 되고 있다. 앞서 5배 빠르다는 정부 품질조사와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특히, 5G는 상용화 출시 초기엔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된 바 있다. 이용자들은 “국민을 대상으로 허풍을 떤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상용화 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5G 품질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하다. 매년 국정감사 단골 소재로 등장하는 건 물론,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용자 및 시민단체는 이통사와 관련 당국이 품질 문제를 인정하고 하루 빨리 대책 내놔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및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는 서울 시내 10개 지역 행정동 및 다중이용시설, 지하철에서 진행한 자체적인 5G 품질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조사 대상은 이통업계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의 5G였다.
기지국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SK텔레콤 제공] |
조사 결과 서울 5개 행정동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711.60Mbps로, LTE 서비스(207.74Mbps) 대비 약 3.4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5G 속도는 실내에서 더 떨어졌다. 공공시설 실내 속도는 526.35Mbps로 LTE보다 약 2.5배 빠른 수준에 그쳤고, 다중이용시설의 평균 다운로드 속도 역시 692.66Mbps로 약 3.3배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내주차장, 화장실 등에서는 속도가 더 떨어져 최저 311.44Mbps(LTE의 1.5배 수준)를 기록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가 올 8월 발표한 5G 품질조사와 상당히 거리가 있는 수치다. 과기부는 서울 지역 15개 행정동에서 측정한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가 987.00Mbps 수준으로, LTE 서비스의 약 5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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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시민단체들은 “과기부 품질 조사 결과는 이는 이미 기지국이 설치돼 5G 제공이 원활한 ‘옥외’만을 대상으로 측정한 것으로, 많은 이용자들이 실내에서 주로 이용하는 점을 고려할 때 국민의 체감과는 동떨어진 결과”라고 꼬집었다.
반면 업계는 통신 품질 조사는 여러 변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통업계 관계자는 “5G 속도 측정은 장소, 측정시간, 단말상태 등에 따라 결과가 상이할 수 있는 만큼 전문 기관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품질 측정 조사 방법이 필요하다”며 “과기부 정부 품질평가는 1개 장소에서만 최소 50회 이상 측정하고, 총 2개월간 22만건 이상을 측정해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5G 속도를 둘러싼 논란은 상용화 초기부터 이어지고 있다. 2019년 4월 세계 최초로 5G가 도입될 당시 정부 및 이통업계는 “5G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르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는 28㎓ 설치를 전제로 한 수치로 밝혀져 뭇매를 맞았다. 국내에서는 3.5㎓ 주파수의 5G가 상용돼있으며, 28㎓ 기지국은 단 161개다(올 8월 말 기준).
품질 논란의 중심에는 기지국 구축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5G 가입자 성장세에 비해, 이통3사의 5G 품질 개선을 위한 기지국 설치 속도는 더디다.
기지국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KT 제공] |
7월 기준 5G 가입자는 1708만1846명으로 전체 이통가입자의 23.8%에 육박했다. 그러나 5G 무선 기지국은 2분기 기준 16만2099개로 전체 기지국의 약 11%에 불과했다.
특히, 5G 기지국이 10개 미만인 곳도 전국 기초지자체 중 19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들은 5G 품질 결함을 주장하며 집단 소송도 진행 중이다. 지난 9월 30일 5G 집단소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주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2차 손해배상 소장을 접수했다.
이들은 이통3사가 약속한 5G 통신품질을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채무불이행 및 불법행위를 이유로 1인당 약 150만원 상당의 배상액을 산정했다.
jakme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