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매출 톱10 절반 중국산
中시장은 견고한 진입장벽
5년째 韓게임 허가 3개뿐
꾸준히 일매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모바일 게임'원신'[미호요 제공] |
“자국 시장은 한국 게임 진출을 막아놓고, 한국에서 막대한 자금을 광고·마케팅에 쏟아붓는데 어떻게 중국 게임을 따라갈 수 있겠습니까. 여기에 국내 게임 노하우를 가져다 기술력까지 대등해져 안방까지 중국에 내줘야 할 판입니다.” (게임업계 관계자)
“중국 게임은 한국시장에 자유롭게 진출하는데, 한국 게임은 5년째 3개밖에 허가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정부가 나서 WTO에 제소를 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합니다.”(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게임 강국 한국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 게임을 베끼던 중국이 이젠 한국 시장까지 위협하고 있다. 국내 게임이 4년 동안 중국 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중국 게임은 반대로 국내 시장을 급속도로 장악하고 있다. 국내 매출 상위 10개 게임 중 5개가 중국산 게임일 정도다. 국내 게임사들을 줄줄이 밀어내고 대형 게임사 ‘3N(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자리까지 넘볼 기세다. 중국 게임 완성도 또한 국산 게임을 앞지를 정도까지 올라와 국내 게임 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1일 모바일데이터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30일 매출(안드로이드 기준) 상위 10개 중 5개는 중국산 게임이다. ▷5위 원신(미호요) ▷6위 미니어스(빌리빌리) ▷8위 기적의검(4399코리아) ▷9위 라이즈 오브 킹덤즈(릴리스 게임스) ▷10위 히어로즈 테일즈(37모바일 게임즈)가 차지했다. 이 중 3개 게임은 출시 1년이 넘었지만 꾸준히 매출 10위권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을 유지하고 있다.
문제는 중국이 국내 게임사 대상으로는 자국 시장을 사실상 봉쇄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 47조원 규모로 평가받는 중국 시장 진출이 올스톱됐다. 중국이 한국에 대한 자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증(판호) 발급을 중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년 2월,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 모바일’이 외자판호를 발급받은 뒤 4년 가까이 ‘판호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후 국내 게임사는 지난해 1건, 올해 2건의 판호를 발급받는 데 그쳤다.
경쟁국인 미국, 일본과 비교해도 극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 2017년~2019년 사이 일본이 169개, 미국이 111개 판호를 발급 받을 동안 한국은 11개(해외 합작 ‘우회출시’ 포함)에 불과하다.
그러는 사이 중국은 한국을 안방처럼 드나들며 공략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 퍼블리싱(배급,유통)을 통해 간접 진출하던 것에서 나아가 신작을 직접 국내 서비스하고, 국내 인력 채용에 적극 나서는 등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사 텐센트는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국내 현지 인력 확충에도 본격 나섰다.
중국 게임의 완성도가 과거보다 급격이 높아졌다는 점도 국내 게임업계 위기 요인이다. 근래 출시된 게임들은 질적으로 국내 게임사를 능가한다는 평까지 나온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중국 게임 ‘원신’의 경우 PC·모바일·콘솔 3가지 기종으로 크로스 플레이를 구현해 국내 게임사들마저 기술력을 인정한 사례다. 한국의 경우 기존 모바일·PC 간 연동을 넘어 콘솔기기까지 접목된 사례는 아직 없다.
국내 이용자도 중국산 게임에 호평을 보내고 있다. 실제 원신(4.5) 등 매출 상위권 중국 게임들은 구글플레이스토어 평점(5점 만점) 4점대의 높은 만족도를 유지했다. 반면 국내 게임은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을 제외하면 모두 3점대 또는 2점대에 머물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형 게임사들이 확률형 아이템, 지나친 과금 유도 등 잇단 비판에 휩싸이면서 중국 게임이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분석도 따른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최근 들어 오히려 중국이 더 새로운 게임을 많이 만들고 있다. 국산 게임은 기존 IP(지적재산권) 재탕 개발에서 벗어나 새로운 IP 발굴 및 시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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