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불법 유통되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장면 중 일부[웨이보 캡처] |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세계 넷플릭스 TV프로그램 부문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이 중국에서 불법 유통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은 넷플릭스가 정식 서비스 되는 국가가 아니지만 가상사설망(VPN) 우회접속, 불법 다운로드 등을 통해 콘텐츠가 버젓이 공유되고 있다. 한국저작권보호원과 콘텐츠 제작사들이 모니터링 등을 통해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기승하는 불법사이트를 막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27일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현재 중국 각종 해적판 사이트에서 오징어게임이 불법 유통되고 있다. 저작권보호원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에서 오징어게임을 비롯한 각종 한국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며 “앞선 승리호, 킹덤:아신전 등 작품도 예외가 아니다”고 말했다. 원저작자인 넷플릭스는 사설 모니터링 업체를 통해 대응 중으로 알려졌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전세계 다양한 모니터링 기관과 협력해 불법 콘텐츠 근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식으로 접할 수 없는 콘텐츠임에도 오징어게임은 중국 내 인기몰이를 중이다. 이날 기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오징어 게임’ 해시태그(#) 누적 조회 수는 13억 7000여건에 달한다. 중국 영화·드라마 평점 사이트인 더우반에서 오징어게임은 관심도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 드라마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뽑기’ 게임도 덩달아 관심을 끌면서 중국 네티즌들이 직접 뽑기를 만드는 사진과 영상도 올라오고 있다.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장면 중 일부[웨이보 캡처] |
중국에서 불법 유통되는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장면 중 일부[웨이보 캡처] |
중국은 공식적으로 넷플릭스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국가다. 그러나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VPN을 활용해 접근한 뒤 중국어 번역본을 달아 유통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저작권보호원 측에 따르면 중국 대표 커뮤니티, SNS 등에서도 버젓이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중국 내 불법유통 규모도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내 인기에도 불구 국내 제작사나 유통사인 넷플릭스의 경제적인 수익 창출은 불가능한 셈이다.
중국 내 불법 유통은 앞서 넷플릭스 승리호, 킹덤:아신전 등 콘텐츠는 물론 각종 화제 작품이나 프로그램마다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해 KBS가 2020한가위 대기획으로 마련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 콘서트가 중국 유튜브로 불리는 동영상 플랫폼 ‘빌리빌리’에 버젓이 공유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인터넷 다시보기가 불가능한 상품이었지만, 국내 송출과 동시에 중국 내 사이트로 실시간 유통될 정도로 국내 콘텐츠가 중국의 주요 타깃이 됐기 때문이다.
27일 기준 중국 웨이보에 오징어게임은 누적 조회수는 13만 7000여건에 달한다.[웨이보 캡처] |
주요 피해 대상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측도 불법 유통 대응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에는 불법 경로도 다변화되고 있어 대응도 녹록지 않다. 기존에는 웹하드·토렌트·P2P·검색엔진 등을 통해 주로 공유됐지만, 최근에는 페이스북·유튜브·개인용 클라우드·모바일 메신저 등이 경로 악용되면서다. OTT관계자는 “사설 모니터링 업체를 통해 대응 중이지만 막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중국과 동시 방영을 하지 않으면 이내 불법 영상이 올라오는 특성 탓에 동시 공개 등을 통해 그나마 최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주요 불법 유통 국가인 중국, 필리핀, 태국에 해외사무소를 설립해 대응 중이다. CJ ENM은 한국저작권보호원과 협력해 불법 유통 사례 적발 및 삭제 조치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 웨이브, 왓챠의 경우 별도 사설 모니터링 업체를 동원해 자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