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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숨에 KB금융 추월...카뱅 ‘공모가 비밀’ [홍길용의 화식열전]
비교대상 기업 따른 평가법
규제환경 다른 해외기업만
외국인에 절반이상 배정도
기대감 크지만 주의도 필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가 금융권 최대 화제가 됐다. 상장을 위한 신주발행을 빼고도 단숨에 KB금융에 버금가는 23조원의 기업가치를 주관사로부터 인정받았다. 실제 상장이 이뤄지면 50조원까지 거뜬하다는 기대도 많다. 하지만 이번 카카오뱅크 상장 과정에서는 몇 가지 알아야 할 점이 있다. 이번 공모가산출 과정과 향후 살펴야 할 주요 점검 포인트들이다.

기업가치 평가 방법에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절대가치 평가법에는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예상되는 연도별 현금흐름을 추정하는 현재가치할인모형(DCF)과 최근 사업연도의 자산가치와 향후 2개년 추정실적을 기준으로 한 수익가치를 1과 1.5의 가중치를 두어 산출하는 본질가치 평가법이 있다. 불확실한 미래의 실적을 추정해야한다는 점에서 잘 활용되지 않는다.

상대가치 평가법은 상장된 기업 가운데 사업영역이 같거나 비슷한 곳을 골라, 현재 시장에서 얼마나 가치를 평고 받고 있는지 따진다. 비교대상 몇 곳의 평균치를 구해 그 값을 적용한다. 비금융기업은 주당이익(P/E), 경제적가치(EV)를, 금융사는 주당순자산(P/B)를 활용한다. 평가방법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비교대상에 따라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카카오뱅크 비교대상을 보자. 뉴욕거래소(NYSE)에 상장된 로켓컴퍼니는 36년 역사를 가진 미국의 소매여신 플랫폼이다. 미국 최대의 주택담보대출 회사다. 역시 NYSE에 상장된 패그세구로는 2006년 설립된 브라질의 금융결제서비스 회사다. TCS홀딩스는 러시아 디지털은행인 틴코프뱅크의 최대주주로 영국 런던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1996년 설립된 스웨덴의 디지털금융 플랫폼 노드넷은 북유럽 디지털 금융플랫폼이다. 지난해 11월 나스닥 스톡홀름거래소에 상장됐다.

지표들을 비교해보면 카카오뱅크와 가장 가까운 곳은 미국 로켓컴퍼니스다. 그런데 밸류에이션은 가장 낮다. 다른 세 곳 덕분에(?) 카카오뱅크에 적용된 밸류에이션이 높아졌다. 카카오뱅크 밸류에이션은 7.3배가 적용됐지만, 신주발행으로 자본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하면 4.6배다.

경제에서 자금중개 역할이 큰 은행은 금융업 가운데 가장 규제가 강하다. 국가별 환경도 상이하다. 카카오뱅크 증권신고서에도 국내 은행산업 성장경로의 불확실성, 높은 경쟁구조 등을 회사가 가진 주요한 위험으로 꼽았다. 정부 정책 및 규제상의 위험도 명시했다. 해외에서 영업 중이고, 우리나라보다 밸류에이션이 높은 선진 증시에 상장된 비교대상 기업에는 반영되지 않은 위험들이다.

카카오뱅크 상장이 이뤄지면 공모가 보다 높은 수준에서 가격이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혁신금융인 만큼 기존 금융사들과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을 것이란 기대다, 최근 기업공개(IPO)에 천문학적 자금이 모이는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뱅크도 어마어마한 청약경쟁이 예상된다. 신주 배정은 기관 55%, 일반 25%, 우리사주 20%다. 해외 48%, 국내 52%다. 우리사주 물량을 빼면 해외비중이 더 높은 셈이다.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상장의 최대 수혜를 외국인들이 누리는 셈이다. 선진증시에 상당된 해기업들과만 비교를 한 것과도 맥이 통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은 4.37%다. 8~10%선인 시중은행 보다 낮다. 지점비용 등은 불필요하지만 다양한 서비스를 위한 각종 수수료비용 부담이 높아서다. 그래도 길게 보면 지점과 인력을 유지해야 하는 시중은행 보다 비용부담이 적을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자본이다. 이번 상장으로 카카오뱅크는 자본총액이 2조8000억원대에서 5조원으로 불어난다. 60조원까지 자산을 늘릴 수 있다. 대출을 더 늘려 이자이익을 높이려면 그에 따라 자본도 커져야 한다. 빠른 성장을 하려면 이익잉여로는 부족할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자본조달, 즉 증자 가능성이다. 자본부담을 줄이면서 이익성장을 하려면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요하다. 플랫폼을 활용한 각종 금융서비스에서 얼마나 성과를 낼 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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