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셋값 상승률 2배로 뛴 서초
대규모 이주 앞두고 전세시장 들썩
일대 공인 “전셋값, 매맷값에도 영향”
주요 단지서 신고가 사례 이어져…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서울 서초구 재건축 대단지들의 이주가 본격화하면서 일대 전세시장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전세 불안 가능성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 지 2주도 안 돼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이 배 이상 뛴 것이다. 대규모 이주 수요는 주변 지역 전세시장마저 위협하는 모습이다.
2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넷째 주(24일 기준) 기준 서초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0.16%로, 지난주(0.07%)보다 배 이상 뛰었다. 이로써 서울 전체 상승률도 지난주 0.03%에서 이번주 0.04%로 커졌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초구 일대. [연합] |
서초구는 4주 연속(0.00→0.01→0.04→0.07→0.16%) 전셋값 상승폭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방배3구역을 필두로 다음달부터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이주를 시작하게 된 영향이 크다. 하반기 중 이주 예정인 3주구, 신반포 18·21차 등을 포함하면 서초구 내 이주 수요만 5000여가구 규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4일 대규모 이주 수요로 인한 전세난 우려에 “올해 계획된 서울 및 강남4구 정비사업 이주물량이 지난해보다 많지 않아 향후에도 전세 불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지만 통계상 전셋값은 가파르게 뛰었다.
일시에 발생한 이주 수요는 해당 지역은 물론 주변 지역까지 위협하고 있다. 인근 동작구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지난주 0.02%에서 이번주 0.06%로 뛰었다. 강남구(0.01→0.02%), 강동구(0.00→0.02%) 등의 상승폭도 커졌다.
일대 중개업소에선 정부가 내놓은 분석이 ‘희망사항’에 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임대차3법 등으로 시장에 풀릴 수 있는 전세·반전세 매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주물량이 지난해보다 적다는 설명은 의미가 없다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기존 생활권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아크로리버파크, 래미안퍼스티지 등에 이주 수요가 몰리고 있다. 자녀를 둔 경우 잠원초·신반포중 인근을 선호한다는 게 일대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반포동의 A공인중개사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전용 84㎡ 기준으로 이주비가 15억원 이상 나오는 데다 기본적으로 현금 여력이 충분한 사람이 많아 전세가 나오는 대로 소진되고 있다”며 “일단 대기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사람만 10여명이고 매물이 나왔는지 확인하는 전화도 매일 오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매물도 부족한 데다 전셋값이 뛸 대로 뛴 상황에서 이주 수요가 방배동·흑석동 등으로 향하고 있다는 전언도 이어졌다.
최근 서초구 반포동은 강남구 압구정동이 지난달 27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이후 매수 수요가 이동하면서 ‘풍선효과’가 나타난 지역으로 꼽히는데, 여기에 전셋값 상승도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달 서초구의 아파트값 주간 상승률은 0.15~0.20% 수준으,로 지난달(0.08~0.13%)보다 높아졌다.
이 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반포에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려면 12억~14억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이주로 인해 전셋값이 오르자 필요한 금액이 줄어들면서 매수 수요도 들어오게 된 것”이라며 “각종 규제를 받게 된 법인도 집값 상승을 내다보고 물량을 안 토해낼 정도”라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이하 전용면적)는 지난달 28일 신고가인 3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날 59㎡도 최고가인 26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아크로리버파크도 이달 12일 164㎡가 48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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