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 내용 공개…의견 수렴 후 6월 확정 예정
강남까지 연결될지 관심…지자체·주민 반발 예상
LH 사태 따라 투기 방지 대책 함께 나올지 주목
오는 22일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관련 공청회에서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공개되면, 집값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사진은 경기도 김포의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민상식·이민경 기자] 오는 22일 수도권 서부지역과 서울 도심을 잇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이 공개된다. 이에 따라 또 한번 부동산 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노선이 공개되면 지방자치단체간 갈등과 주민 반발도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와 인천시 등 지자체들은 새 노선을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보이고 있다.
▶지자체마다 GTX-D 노선 의견 분분…“공청회서 기준 설명”= 20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국토부와 연구용역을 담당한 한국교통연구원(KOTI)은 국가철도망 연구 용역 결과를 오는 22일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다.
공청회에서는 서부권 광역급행철도 노선 등 KOTI가 수행한 용역 내용이 공개돼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정부 한 관계자는 “공청회에서 서부 광역급행철도 노선을 공개하고 어떤 기준과 과정을 통해 연구용역이 이뤄졌는지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 내용을 토대로 검토를 거쳐 오는 6월쯤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최상위 철도 계획인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되면 사업 추진의 근거가 마련돼 예비타당성조사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철도를 건설하려면 우선 이 계획에 포함돼야 하기 때문에 지자체의 정차역 신설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경기도와 서울 강동구, 인천·김포·하남시 등이 GTX-D노선을 정부에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GTX 수혜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김포∼부천∼서울 남부∼하남을 잇는 신규 노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천시가 제안한 노선은 Y자형으로 총 길이는 110.27㎞다.
국토부 관계자는 “경제성과 정책효과, 지역균형발전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각 지자체가 건의한 노선의 신설 필요성, 노선계획 등을 검토 중”이라면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은 공청회 등을 거쳐 올해 상반기 중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TX 노선 발표 때 투기 방지 대책이 함께 나올지도 주목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태 확산에 따라 GTX 노선 역사와 국가철도공단 및 지자체 철도 담당 직원으로 땅 투기 수사 범위가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정부의 지난달 29일 ‘부동산 투기 근절 및 재발 방지대책’에는 철도 투기와 관련한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GTX 호재가 집값에 미치는 파급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GTX-A노선 창릉역 신설 발표 이후 일대 아파트 값이 2억~3억원 급등한 바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조사 인력의 한계 등으로 GTX 노선과 관련해 투기 대책을 내놓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직결될 지 주목…노선 결과 따라 주민 반발 예상=시장의 관심은 서부권에서 시작한 노선이 서울 강남 핵심지를 통과할 지 여부다. 일부에선 경기도와 인천시가 제안한 노선에서 대폭 축소돼 김포~부천 구간만 건설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경우 GTX-D를 통해 부천까지 와서 강남으로 가려면 지하철 7호선으로 환승해야 하기 때문에 서부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강남까지 직결하는 노선이 나와도 집값만 올리는 불쏘시개가 될 것이란 비판이 쏟아질 전망이다.
한 김포 시민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GTX-D 축소 가능성에 대해 “아침에 출근하면서 부천에 갈 일이 없는데, 왜 굳이 부천을 통해서 서울로 가야 되느냐”며 “김포가 성장할려면 일자리도 중요하지만 교통이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또 다른 시민도 “(정부여당이) 안그래도 내년 대선이 만만치 않을텐데 김포·검단·경기동부 표 버리는 일을 한다”면서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어놓고 GTX 호재도 사라지게 만들었다”고 토로했다.
김포는 지난해 11월 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주택거래량이 급감했다. 한강신도시 운양동 A공인 대표는 “겨울 동안 거래량이 9월, 10월 대비 거의 반토막이 됐다”면서 “간간히 이뤄지는 거래는 실수요자 매물이어서 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2월에 GTX-D를 상반기내로 확정짓는다는 보도가 나오고 김포가 기점이 되는게 유력하다고 하니 일부 투자자들이 매수하려고 부동산을 다닌다는 이야기는 들었다”고 밝혔다.
m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