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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서울아파트 실거래가, 정부 시세보다 7배 폭등했다 [부동산360]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발표
서울 실거래가 21.7%, 정부 공식시세 3.01% 불과
지난해 전국 18.5% 수도권 22.8% 상승...역대 최고
역대 최고가 경신 단지 늘면서 올해도 폭등세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지난해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가 역대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평년과 비교해 다섯배 이상의 폭등세를 기록했다. 실거래가 상승세는 올해까지 이어져 ‘2.4공급대책’을 앞둔 1월에도 전국 및 수도권 모두 2% 이상 뛰었다. 정부가 대출과 세금, 청약 등에 걸쳐 역대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 대책을 내놓고, 수도권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실수요자들의 매수심리를 꺾진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 ‘2020년 12월 공동주택 실거래가격지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값은 2.95% 뛰면서, 월간 기준 2006년 11월(3.91%) 이후 상승폭이 가장 컸다.

1월부터 12월까지 연간 누계치로는 18.5%나 올라 2006년 조사 이래 오름폭이 가장 컸다. 연간 누계치가 집계된 2007년 이후 2019년까지 연간 평균 상승폭(2.77%)을 감안하면 평년의 7배 수준의 폭등세를 기록한 셈이다. 이런 흐름은 올해까지 이어져 1월에도 2.01%(잠정)나 뛰어 빠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실제 거래돼 지자체에 신고된 아파트 거래 건을 ‘계약일’ 기준으로 집계해 작성한다. 계약 이후 30일 이내 신고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올 1월 계약건은 아직 신고하지 않은 건이 있을 수 있어 잠정치로 발표한다.

실거래가 상승 흐름은 수도권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한해만 22.8%나 뛰었다. 역시 조사 이래 가장 큰 오름폭이다. 최근 5년간 연간 수도권 실거래가 평균 상승폭은 5.54%라는 점을 염두에 두면 역시 역대급 상승세다. 올 1월에도 2.58%(잠정)나 올라 가파른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경기도가 가장 많이 올랐다. 작년 한해 경기도 아파트는 평균 26.1%나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역시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높은 변동률이다. 경기 아파트 실거래가는 최근 5년간 연평균 3.71% 상승했다.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헤럴드경제DB]

온갖 규제가 집중된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도 작년 한해 21.7%나 뛰었다. 지난해 서울 강북지역 단지에서도 10억원 이상 거래가 성사되는 등 곳곳에서 ‘신고가 계약 경신’이 이어진 결과다. 올 1월도 1.64% 오르면서 흔들림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에서 아파트 실거래가가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세종시였다. 지난 한해 71.2% 폭등했다. 세종시 아파트값은 최근 5년 평균 2.94% 올랐다. 평년과 비교해 24배나 뛰었다. 정부 부처 이전이 속도를 내고, 각종 기반시설이 좋아지면서 세종시 아파트 실거래는 그야말로 ‘미친’ 급등세를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실거래가격 변동률 흐름은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 기준으로 삼는 한국부동산원 ‘주택가격동향’(이하 ‘공식 시세’) 흐름과 차이가 크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1~12월) 전국 아파트값은 7.57% 올랐다. 수도권은 9.08%, 서울은 3.01% 상승하는 수준이었다.

서울 아파트 변동률은 실거래가와 공식 시세 차이가 7배 이상 난다. 중개업소를 통해 집계하는 공식 집값 흐름이 실제 거래되는 실거래가와 완전히 따로 놀고 있는 셈이다.

실거래가와 공식 시세 차이가 처음부터 이렇게 컸던 건 아니다. 2015년 서울 아파트의 연간 실거래가 변동률(8.1%)과 공식 시세 변동률(6.71%) 차이는 1.39%포인트 수준이었다. 2016년엔 이 차이가 3.75%포인트(실거래가 7.0%, 공식 시세 3.25%)로 커졌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격차가 더 벌어졌다. 2017년 5.11%포인트(실거래가 9.8%, 공식 시세 4.69%) 차이가 2019년 8.4%포인트(실거래가 9.5%, 공식 시세 1.11%)로 커지더니, 지난해 18.69%포인트까지 차이가 더 벌어졌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수많은 부동산 대책을 내놓고도 집값을 잡지 못한 건 공식 시세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정부가 실제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서 시장 상황을 너무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시장엔 매물이 없고, 실수요자들은 몰려 비싼 값에도 계약이 성사되는데, 정부는 일부 투기 세력에 의해 집값이 뛴다고 판단해 규제 중심의 대책에 집중했던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공식 통계 문제점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실거래가 흐름 등 시장 상황을 좀 더 면밀히 파악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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