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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줌 앞에서 화장실 물내리고 상의탈의까지”…2020 가장 실패한 기술! [IT선빵!]
-멕시코 상원 의원 줌 회의 도중 상의 탈의
-미 대법원 구두변론 중 줌에서 화장실 물내리는 소리
-MIT테크놀로지리뷰 2020년 가장 실패한 기술 선정
-PCR코로나테스트, 사이버펑크2077 게임 등도 포함
줌에서 멕시코 정부 공식 화상회의가 열리던 도중 여성 상원 의원이 상의를 갈아입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카메라가 켜진 줄 모르고 일으킨 실수였지만 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제기됐다. 해당 스크린샷은 각종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출처=데일리메일]

[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 “어머 아직 줌 안 꺼졌는데 이러시면 곤란해요”

2020년 5월 29일(현지시간) 멕시코 정부 화상회의 당시. 마르타 루시아 미쉘 상원의원이 상의를 벗는 장면이 화면에 그대로 잡혔다. 자신의 모습이 안 잡히는 줄 알고 옷을 갈아입었지만, 그녀가 상황을 파악했을 때는 이미 줌이 모든 장면을 담고 난 뒤였다. 미쉘 의원은 자신의 행동에 대해 사과했지만,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코로나19가 전세계를 덮친 2020년. 인류는 집안에 갇힌 채 일상을 이어가야 했다. 이런 환경에 전 세계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플랫폼이 바로 줌(Zoom)이다. 2020년 줌이 곧 일터였고 학교였다. 물리적 단절을 비대면 연결로 극복하는 데 줌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덕분에 줌 주가는 1년새 450%나 뛰었고, 에릭 위안 줌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세계 100대 부호에 올랐다.

문제는 줌이 급속도로 확산되는 이면에 각종 부작용도 발생했다는 점이다. 줌 미팅은 공식적인 자리지만 사용자의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되는 사례가 속출했다. 줌 기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과 함께 미성숙한 의식이 기술을 따라가지 못한 탓이 크다.

이 때문에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줌의 잘못된 사용을 ‘2020년 가장 실패한 기술’(The biggest technology failures of 2020) 중 하나로 꼽았다. 줌 자체가 아닌 줌을 잘못 사용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미국 대법원 구두변론 라이브 스트리밍 도중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녹취본이 트위터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출처=제레미 아트 트위터]

실제 상의를 탈의한 멕시코 상원 의원과 함께 미국 대법원 구두변론이 줌을 통해 진행되는 도중 화장실 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도 있었다. 참가자가 음소거 버튼을 누르지 않아 발생한 일이었다.

심지어 저명한 제프리 투빈 법률 비평가는 줌과 포르노사이트를 오가며 실수로 동료들에게 자신의 성기까지 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MIT테크놀로지리뷰는 밝혔다. 이로 인해 투빈은 ‘미투 운동’까지 겪었다. 그를 고용한 ‘뉴요커’가 투빈을 해고해야 한다는 원성 여론까지 확산됐다. 이 때문에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줌과 남성의 성기를 뜻하는 속어 ‘dick’을 합쳐 ‘Zoomdick’이라고도 표현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 테스트 기술인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중합효소연쇄반응)의 잘못된 사용도 2020년 가장 실패한 기술 중 하나로 지목됐다.

MIT테크놀로지리뷰는 PCR이 노벨상을 받은 기술로 다방면의 진단시험과 실험실 연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 미국 생화학자 캐리 뱅크스 멀리스는 1983년 중합효소연쇄반응을 이용한 DNA 증폭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1993년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코로나19 테스트 기법인 PCR은 노벨 화학상을 받은 기술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대유행 초기 이 기술을 적용하는 데 미숙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출처=MIT테크놀로지리뷰]

하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잘못된 성분이 포함된 주정부 실험실 키트를 보내 오작동을 일으켰고, 이는 곧 병원체를 막지 못하는 발단이 됐다고 MIT테크놀로지리뷰는 지적했다. 또 지금도 미국에서는 사설 실험실, 대학 및 의료 센터에서 하루에 약 200만 건의 테스트를 실행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긴 줄과 지연이 테스트 일상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밖에 각종 기술적 결함으로 출시 1주일 만에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전액 환불 사태를 일으켰던 사이버벙크2077 게임, 투자자들에게 17억5000만달러의 부채를 안긴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 퀴비(Quibi) 등도 2020년 가장 실패한 기술에 이름을 올렸다.

버그 등 기술적 오류로 출시 1주일 만에 소니가 환불 공지를 했던 사이버펑크2077 게임 [출처=CD PROJEKT RED(사이버펑크2077 개발사]

또 아마존, 스페이스X, 원웹 등이 수천개의 상업용 위성을 쏘아올리면서 우주가 빛 공해에 시달리고 있다고 MIT테크놀로지리뷰는 비판했다.

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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