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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길용의 화식열전] 역사에 남을 美상원 결선투표…글로벌 경제 운명 바꿀수
조지아 2석 내달초 결선
결과따라 다수당 달라져
경제정책 방향·강도 좌우
바이든 정치력 첫 시험대

대통령 당선자는 사실상 가려졌지만, 미국의 이번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적어도 내년 1월 5일, 상원 2명을 선출하는 조지아주 결선투표가 끝나야 미국의 권력 지도가 확정된다. 역사상 가장 뜨거울 것으로 예상되는 상원 선거 결과에 따라 바이든 정부의 재정정책은 물론 금융정책과 무역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 달러 약세의 흐름은 대세지만, 그 강도와 지속력은 이번 선거 결과에 달렸다.

9일까지 민주당과 공화당의 상원의석은 48석으로 같다. 4석의 주인이 아직 가려지지 않았다. 알래스카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다. 나머지 2석은 조지아주인데, 과반 득표자를 가리는 결선투표로 가게 된다. 확률은 높지 않지만 두 곳 모두에서 민주당이 이기면 양당은 동석이 되고 가부동수인 안건에는 상원의장인 부통령이 결정권(casting vote)를 갖게 된다. 2000년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 선거 이후 처음이다.

미국 정치사에서 상원을 장악하지 못한 채 출범한 정부는 드물다. 20세기 이후엔 1969년 닉슨 정부, 2001년 조지 W 부시 정부 때 뿐이다. 백악관과 하원까지 여당이 장악하고, 상원을 여당에 내어준 구조는 1885년 그로버 클리블랜드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 때 이후엔 없다. 공화당이 이번에도 상원 다수당이 된다면 바이든은 한 손이 묶인 채 2년을 보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국민의 대표 보다는 주(state) 대표 성격이 강한 상원은 이른바 당론의 영향을 덜 받는다. 다른 정당의 안건에 찬성표를 던지는 상원 의원이 적지 않다. 무엇 바이든 당선자는 1972년부터 2016년까지 상원의원과 부통령을 역임하며 ‘의회 정치’에 능하다. 조지아 상원 선거에서 패한다면 급진적 증세나 규제는 공화당 상원의 동의를 얻기 어렵겠지만, 적절한 타협안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 입장에서도 코로나19가 재확산되는 가운데 적어도 경기부양책 발목을 계속 잡는다면 2년 후 중간선거에서의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 핵심은 재원이다. 바이든이 내세운 증세 공약은 공화당의 핵심가치인 감세와 대치된다. 증세가 좌절되거나 충분하지 못하면 경기부양은 물론 건강보험 개혁 등이 어려울 수 있다. 8년 임기 중 6년간 의회 분열 상태였던 오바마 정부가 재정문제에 시달렸던 점을 떠올려보자. 세수가 부족하면 적자국채를 발행해야한다. 금리상승 요인이다. 이자부담을 줄이려면 중앙은행의 국채 매입이 필요하다. 증세가 여의치 않으면 연방준비제도의 수익률통제(YCC)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결국 달러는 더 풀리는데, 재정이냐 중앙은행이냐의 문제다.

증세가 이뤄진다면 훨씬 더 강력한 부양책이 가능할 수 있다. 국채에 의지한다면 재정건전성의 부담이 커 강도가 약해질 수 밖에 없다. 민주당이 바이든 승리의 여세를 모아 조지아 상원 결선투표에서 어떤 성적을 거두느냐가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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