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에게 중요한 시험, 안전하게 치르자”…찬성도
지난 18일 서울 용산고등학교 3학년 교실의 책걸상이 중간·기말고사, 수능 모의평가 등이 실시되는 시험일처럼 분단별로 일렬로 줄지어 배치돼 있다. 개학 뒤에도 수업 중 학생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한 학교측의 조치다. [연합]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첫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인 전국연합학력평가 시험일을 4월24일로 또 다시 조정하면서, 고등학교 3학년생만 등교시험을 보겠다는 방침을 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시험은 당초 3월12일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수차례 연기됐다. 원래 시험 대상자는 고등학교 1~3학년생이지만, 이번에는 고3 수험생만 학교에 등교해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이 같은 방침이 알려지자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개학도 미뤄지고 있는데,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해서까지 꼭 등교 시험을 치러야 하느냐는 반론이다. 더욱이 모의평가의 경우 점심시간 포함해 하루종일 보는 시험이라 고3 학생과 가족은 물론 교직원도 모두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고3 학부모는 “모의고사는 온라인으로 보면 안되나. 괜히 버스타고 학교 갔다가 한명이라도 감염되면 어떡하냐”며 “내신도 아니니까 자기 실력 측정하게 양심껏 보면 되고 성적표도 온라인으로 확인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지방에서 오는 학생들도 있는데, 전날 숙박업소에서 자고 시험을 치러야 하느냐”며 “어이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고3 학생을 비롯한 네티즌들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벚꽃축제도 안하는데, 시험은 보는 건가” “시험 보고 코로나 걸리면 나라가 원망스러울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단 한명이라도 감염자가 나오면 교육부가 책임져야 할 거다”, “이번 모의평가는 그냥 건너뛰면 어떠냐”는 의견도 나왔다.
반면, 시험의 문은 열어둬야 한다며 찬성한다는 견해도 있다.
한 고등학생은 “모의평가는 고3은 물론 재수생들에게 의미있는 시험”이라며 “시험은 열어두되 시험보는 결정은 당사자에게 맡겨두는 것도 한 방법일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3 학생도 “모의고사는 고3들에게 중요한 만큼, 방역을 철저히 하고 안전하게 치루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은 시험 당일 아프거나 코로나 등으로 시험을 원치 않는 경우에는 대체 프로그램을 제공해 출석을 인정하기로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 추이를 지켜본 뒤,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는 등의 경우에는 시험을 아예 취소할 수도 있다”며 “시험을 볼 경우에는 고1~3학년 교실을 모두 이용해 한반에 10명 정도만 시험을 보는 방법 등도 강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yeonjoo7@heraldcorp.com